서울 아파트값이 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5개 자치구 중 11곳 집값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약세전환 지역이 속속 확대되고 있다.
13일 부동산114의 수도권 주간아파트 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25개구 중 매매가격이 약세를 기록한 곳은 지난주 6곳에서 이번주 11곳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수도권 전반이 정부 규제 부담에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지난해 말 정부의 3기 신도시 후보지 발표 이후, 저가 매물을 기다렸던 수요층도 지속적 가격 하락세에 매수를 멈추고 관망으로 돌아섰다.
향후 보유세 부담 증가 예상에 따라 다주택자의 처분 매물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거래 절벽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매수인과 매도인의 팽팽한 줄다리기에 점차 균열이 발생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하락했다. 전주와 마찬가지로 송파, 강동, 강남 등에서 주요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0.07%, 신도시는 0.02%, 경기·인천은 0.01% 하락했다.
전세 가격도 계속 내려가고 있다. 서울이 0.08% 하락했고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각각 -0.12%, -0.09% 변동률을 기록하며 하락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서울은 강동과 성북, 신도시는 위례와 일산, 경기·인천은 군포와 광명의 약세 두드러졌다.
집값과 함께 부동산 양대 지표인 거래량도 2012~2013년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하락 추세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번달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10일 기준 593건으로 하루 평균 60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월(일평균 74.5건) 대비 20.4% 줄었고, 특히 전년 동기(329건) 대비 82.0% 급감했다. 2013년 1월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의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서울 대형 오피스 공실률은 10.3%로 직전 분기 대비 1.6%포인트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10곳 중 1곳은 비어있는 셈이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 역시 한파에서 빗겨난 상황은 아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