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이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프랑스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JOC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AP통신 등 외신은 11일(현지시간) 다케다 스네카즈 JOC 회장이 올림픽 유치를 위해 개최지 선정 투표 과정에서 IOC 아프리카 출신 위원들에게 200만 유로(약 25억 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프랑스 수사관들의 대면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수사는 2020년 올림픽 관련 부패 행위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프랑스 금융전담검찰(PNF)이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는 2020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도쿄가 선정된 것과 관련 3년 전부터 내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하계올림픽 유치 총회에서 일본 도쿄는 스페인 마드리드, 터키 이스탄불을 꺾고 개최지로 최종 선정됐다.
프랑스 검찰은 2013년 올림픽 도시 유치 결정 전후로 두 차례 ‘도쿄 2020 올림픽 비용’이라고 표시된 일본 은행 출처의 자금이 싱가포르 업체 ‘블랙 타이딩스’로 흘러 들어간 것을 포착했다. 이후 자금은 프랑스로 유입돼 고가의 시계와 보석 등을 구입하는 데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블랙 타이딩스는 세네갈 출신 라민 디악 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의 아들 파파 마사타 디악과 연계된 회사다.
라민 디악 전 회장은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약물검사 결과를 은폐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15년부터 프랑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프랑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라민 디악 전 회장이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유치에 연루된 점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 진행해왔다.
프랑스 법원은 지난달 다케다 회장에 대한 예심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예심은 프랑스에서 판사들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다.
일본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다케다 회장은 11일 성명을 내고 “뇌물과 관련한 잘못된 행동에 관여한 바 없다. 나에 대한 의혹을 없애기 위해 조사에 착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JOC 측도 “자체 조사를 실시했으며 불법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IOC는 윤리위원회에서 이번 사건을 다루기로 했다. IOC는 1일 설명을 통해 “상황을 계속 주시하겠다”며 “18일 스위스 로잔에서 윤리위원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케다 회장은 1972년 뮌헨 올림픽,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출전한 승마 선수 출신으로 2001년 JOC 회장에 취임했다. 2012년부터는 IOC 위원이 됐으며 2014년부터는 IOC 마케팅 위원장도 맡고 있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