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를 상습 폭행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를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 동의자가 20만명을 넘기면 청와대는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조재범 코치를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지난해 12월 18일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은 약 3주 동안 1만명대의 동의에 그치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8일 심 선수가 조 전 코치에게 고등학생 때부터 4년 가까이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틀간 청원 동의가 폭주했다. 청원은 10일 오전 10시 기준 동의자 21만9000명을 넘기며 청와대 답변 조건을 충족했다.
해당 청원은 심 선수가 성폭력 폭로를 하기 전 올라와 조 전 코치의 ‘폭행’ 사실에 초점이 맞춰졌다.
청원인은 “14년이라는 기간이면 성폭력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으로 인간의 삶 자체를 파괴했다고 봐야 한다. 또 머리를 지속해서 때려 뇌진탕까지 얻게 만들었다면 살인미수 아닌가”라고 적었다.
이어 “그런데 1심에서 겨우 10개월 형이다. 만약 조 전 코치가 10개월 후 나와서 심 선수를 찾아가서 피해를 입히면 어떡하나. 왜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더 벌벌 떨며 살아야 하나”라며 “기량 향상을 위해 그랬다는 것은 파렴치한 거짓말이다. 그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선수들의 심정은 어땠겠나”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대한민국 빙상 사라져도 된다. 이번 기회에 승부 조작, 뇌물, 폭행, 비리 모조리 털고 가지 않으면 국민은 외면할 것”이라며 “조 전 코치에게 법으로 정의를 보여주고, 그의 여죄를 조사하고, 빙상연맹 전체의 비리 조사를 할 것을 간곡히 탄원한다”고 글을 맺었다.
심 선수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며 지난해 9월 조 전 코치를 고소했다. 조 전 코치는 1심에서 상습상해 등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고 현재 수원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다.
심 선수는 지난해 12월 17일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 심 선수 측 변호인의 설명에 따르면 고소장에는 심 선수가 만 17세였던 2014년 여름부터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두 달 전까지 약 4년간 조 전 코치에게 성폭행과 강제 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 전 코치 측은 “심 선수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