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양성 불평등 가장 심해” 기자 말에… 文 “부끄러운 현실”

입력 2019-01-10 12:18
뉴시스

“양성 불평등,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성이 평등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강조한 말이다.

신년 기자회견 막바지에 한 외신 기자가 “세계적으로 한국은 양성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인권을 위해 호소했는데, 알고 있느냐. 어떤 대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지적한 문제는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선은 고위공직자리에 여성이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여성이 겪는 유리천장을 깨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작년 여성 고용률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여성 입장에서)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등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 부분은 지난해 큰 진전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양성 간 차이나 다름으로 인해 불편을 주거나 고통을 받지 않도록 모든 성이 함께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 “모든 성별이 함께 평등하게 사회활동을 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기자가 “20대 남성과 여성은 특히 지지도 차이가 많이 나는데, 20대 남성에게 하고 싶은 말 없느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젊은 남녀 간의 젠더갈등이 심각하고 그 바람에 국정지지도 차이가 있다는 것, 성별 간 갈등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성 갈등으로 지지도가 추락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가 변하면서 생기는 갈등”이라며 “이런 갈등을 겪으며 성숙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지지도가 떨어진다면 정부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다고 엄중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보다 희망적인 사회로 가고 있느냐는 성별 간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젊은 이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도록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TV로 생중계된 이번 기자회견은 사전에 질문과 질문자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다. 기자들이 손을 들면 문 대통령이 지명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의 기자회견은 2017년 8월 17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포함해 세번째다. 지난해에는 기자 한 명당 질문 수를 1개로 제한했지만 이번에는 제한하지 않았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