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20세기 최고의 그림책 작가 존 버닝햄이 지난 4일(현지시간) 82세로 세상을 떠났다. 버닝햄의 출판사 관계자는 그가 급성 폐렴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버닝햄은 1963년에 첫 번째 그림책 ‘깃털없는 기러기 보르카’를 펴내며 데뷔했다. 그는 이 책으로 삽화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케이트 그린어웨이 메달(Kate Greenaway medal)을 수상했다. 버닝햄은 1970년에도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로 다시 한 번 그린어웨이 메달을 수상했다.
버닝햄은 50여년간 ‘지각대장 존’ ‘셜리야 목욕은 이제 그만’ ‘우리 할아버지’ ‘내친구 커트니’ 등 60여권 이상의 그림책을 발간했다. 간결한 글과 아이들의 그림처럼 자유로운 그림체가 특징이었다.
버닝햄의 작품은 한국에도 소개돼 사랑받았다. 그는 2000년대 중반 한국에도 두 차례나 내한했고 작품인생 40년을 기념하는 전시도 서울에서 열었다.
지난해에는 아내이자 동료 삽화가인 헬렌 옥센버리와 함께 어린이 자선단체인 북트러스트의 공로상을 수상했다. 버닝햄은 당시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동화책 쓰기를) 멈추고 싶지 않다. 시력이 좋고 손이 떨리지 않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버닝햄의 가족은 성명에서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놀라게 하며 또 화나게 했던 진정으로 멋지고 독창적인 남편이자 아버지, 할아버지를 잃었다”고 밝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