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잡지가 ‘성관계로 발전하기 쉬운 여학생이 다니는 대학’ 순위를 매겨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잡지사는 사과 성명을 냈지만 회수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일본의 타블로이드 잡지 ‘주간 SPA!’는 지난해 12월 25일 발행한 책자에 ‘성관계로 발전하기 쉬운 여학생이 다니는 대학’ 순위를 대학 실명과 함께 게재했다.
이 잡지는 일본에서 성행하고 있는 음주 파티의 일종인 ‘갸라노미(ギャラ飲み)’에 대해 소개하며 논란이 된 순위를 매겼다. 갸라노미는 남자가 식사 비용 등 경비 전액을 내는 것은 물론 데이트 상대 여성에게 일당까지 건네며 즐기는 데이트의 일종이다.
갸라노미 남녀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에서 ‘맺어진 커플의 성관계 성공 통계’를 냈는데 잡지가 이를 바탕으로 ‘성관계로 발전하기 쉬운 여학생이 다니는 대학’ 순위를 매긴 것이다. 잡지는 “A 대학의 여학생들은 요코하마 근처에 많이 거주하는데 막차가 빨리 끊긴다” 등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잡지 발간 후 비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실명이 거론된 대학들은 성명을 발표했고, 잡지 판매 중단 운동도 시작됐다. 시민단체 활동가인 카즈나 야마모토는 지난 4일 글로벌 청원 사이트를 ‘여성을 경시한 잡지의 출판을 멈추고 사과하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에는 9일 오후 6시 현재 4만명 넘게 서명했다. 야마모토는 유튜브에 3개 국어로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SPA!’는 지난 7일 “독자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는 특집이었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편집장 이누카이 타카시는 “독자들에게 여성과 친밀해질 방법을 알리기 위해 선정적인 언어로 강조하고, 실제 대학 이름이 들어간 순위를 작성해 독자 여러분을 불쾌하게 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잡지를 회수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SPA!’는 2012년과 2016년에도 유사한 형식의 여성 비하 기사를 게재해 비판 받은 전력이 있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