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미디어 돌풍’에…케이블TV, 알뜰폰 결합 혜택으로 반격

입력 2019-01-09 17:06

케이블TV 업계 1위 CJ헬로가 케이블TV와 알뜰폰 결합 혜택을 확대했다. 유료방송·무선통신 시장의 경쟁자인 이동통신사들이 미디어 덩치를 키우자 알뜰폰을 앞세워 반격에 나선 것이다. 유선방송과 무선통신의 결합 서비스는 가입자들의 이탈을 막는 대표적 수단이다.

CJ헬로는 매달 케이블TV 주문형비디오(VOD) 마일리지 1만5000원어치를 지급하는 알뜰폰 요금제 ‘VOD유심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9일 밝혔다. 기존 알뜰폰 케이블TV 결합 혜택 10%할인도 유지한다.

VOD유심 요금제는 네 종류다. ‘헬로 VOD USIM(음성50분/데이터500MB)’은 월 1만5000원, ‘헬로 VOD USIM 1.5GB(음성200분/문자200건/데이터1.5GB)’는 2만500원, ‘헬로 VOD USIM 3GB(음성200분/문자200건/데이터3GB)’는 2만7500원, ‘헬로 VOD USIM 6GB(음성180분/문자180건/데이터6GB)’도 3만8500원이다. 제휴카드를 활용하면 월 1만7000원 상당 추가 할인이 적용된다.

CJ헬로는 “기존 케이블TV 이용자의 충성도를 높이고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CJ헬로의 결합혜택 강화는 최근 이동통신사들의 공격적 미디어 확장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와 손잡는 등 인터넷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육성에,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협력하는 등 IPTV(인터넷TV)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의 위기감은 2017년 IPTV가 케이블TV 가입자를 넘어서면서 시작됐다. 최근에는 IPTV가 주요 케이블TV를 인수하며 유료방송 시장을 재편할 것이라는 관측도 꾸준히 나온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KT는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결합혜택 강화를 두고 CJ헬로가 LG유플러스와의 합병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협상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해 가입자 이탈을 막으면서, 유료방송·알뜰폰 간 결합 시너지를 부각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인수합병을 한다면 유무선 결합 시너지도 생각해야 한다”며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최근 MVNO(알뜰폰) 사업도 하고 있는 점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인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CJ헬로 관계자는 “이번 상품 출시는 단순히 이통 3사에 대응해 케이블TV·알뜰폰 결합 시너지를 늘린 차별화 전략”이라며 “합병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