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거워진 삼성 불펜…한기주 카드’ 계약금 10억원 역대 1위

입력 2019-01-09 15:18

한기주(32) 하면 계약금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한 2006년 KIA 타이거즈에 1차 지명됐다. KIA가 건네준 계약금은 10억원이었다. 150㎞ 후반대의 강속구를 던졌으니 KIA의 기대가 얼마나 컸었는지 알 수 있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액 계약금이다. 13년 전이지만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입단 첫해인 2006년 44게임에 등판해 140.2이닝을 던졌다. 10승 11패 1세이브 8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26이었다. 괴물 신인 류현진(32)이 없었다면 신인왕에도 도전해볼 만한 기록이었다. 그러나 그해 10승이 한기주 프로 인생의 마지막 10승으로 기록되어 있을지 아무도 몰랐다.

2007년 마무리 투수로 나섰다. 55게임에 나와 70.1이닝을 소화하며 2승 3패 25세이브를 기록했다. 리그 5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었다. 2008년에도 46게임에 나와 58이닝을 소화했다. 3승 2패 26세이브를 올렸다. 리그 3위였다. 그러나 시즌 중반 참가했던 베이징 올림픽에선 졸전을 거듭하며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2009년부턴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다. 26게임에 나와 4승 5패 4세이브를 기록했다. 34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그해 시즌 후반기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2010년 시즌은 통째로 쉬어야만 했다.

2011시즌 복귀했지만 16게임에 나와 1승 3패 7세이브, 2012년 1승 1패 7세이브에 그쳤다. 이번엔 어깨에 문제가 생겨 수술대에 올랐다. 2013년과 2014년을 통째로 날렸다. 2015년 복귀했지만, 구속은 140㎞ 초반대로 떨어져 있었다. 7게임에 나와 8.1이닝만을 던졌다.

2016년 오랜만에 29경기에 등판했다. 56.2이닝을 소화했다. 4승 3패 1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부활의 조짐이 보였다. 그러나 2017년 시즌을 앞두고 허벅지 뒤 근육 부상이 왔다. 1군에 아예 올라가지 못했다. 그해 11월 삼성 라이온즈 이영욱과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지난해 33게임에 나와 39이닝을 던졌다. 1승 4패 3홀드를 기록했다. 힘으로 억누르기보다 경험을 바탕으로 던졌다. 그러나 여전히 피안타율은 0.327,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69로 높았다.

한기주에게 올해는 너무나 중요하다.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선수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그러기에 피안타율을 낮출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최충연(23)의 선발 이동, 심창민(26)의 상무 야구단 입대 등을 고려할 때 삼성으로서도 한기주가 허리에서 헐거워진 불펜을 채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