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보수의 아성이라 할 수 있는 서울 강남구와 대구 동구 등 전국 15개 지역의 조직위원장(구 당협위원장)을 공개 오디션방식으로 선발한다. 전체 오디션 대상자의 3분의 1이 3~40대 로 ‘세대교체’에 중점을 뒀다는 평가이지만, 빈약한 후보군으로 흥행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직위원장 교체 대상 지역구 79개 가운데 서울 강남과 영남 등 15개 선거구에서 36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오는 10~12일 공개 오디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전주혜 조강특위 위원은 “지난 6일까지 250명의 조직위원장 후보자 면접을 진행했고, 그 결과 한국당의 변화와 혁신을 담을 수 있는 지역 15곳을 압축해 지원자를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디션 대상자 36명 가운데 3~40대 젊은 층은 11명으로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연소 지원자인 장능인(30) 전 비상대책위원(울산 울주군)을 비롯해 30대에서도 3명이 지원했다. 최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한국당에 입당한 이지현(43) 전 서울시 의원은 서울 강남을 선거구에서 정원석(31) 청사진 대표, 이수원(56) 전 국무총리실 정무운영비서관과 맞붙는다. 송파병 지역은 김범수(46) 세이브NK 대표와 김성용(33) 비대위 산하 정당개혁위원회 위원이 맞붙게 돼 30대와 40대가 대결하는 구도가 됐다.
전직 의원 출신도 7명이나 오디션에 참가하면서 ‘패자부활’장치를 마련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3선 의원으로 새누리당 사무총장과 주중대사를 지낸 권영세(60) 전 의원은 서울 용산구 조직위원장 자리를 놓고 황춘자(66) 전 당협위원장과 맞붙는다. 18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최근 바른미래당에서 넘어온 류성걸(62) 전 의원도 김승동(58) 한국 NGO신문협회장과 대구 동구갑에서 경쟁을 펼친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의 측근인 조해진(56) 전 새누리당 의원도 현역 시절 지역구였던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도전장을 냈다.
현역의원으로는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비례대표 김순례 의원이 유일하게 경기 분당을 조직위원장 오디션에 참여하기로 했다. 같은 비례대표인 김현아 의원은 강남을 지역구 조직위원장에 응모했지만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중적 흥행을 얻기에는 후보군이 빈약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서울 종로와 한국당 강세지역인 서울 강남갑의 경우 ‘스타급 지원자’가 없어 조강특위가 조직위원장 임명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후보자들 역시 대부분 보수 단체 출신이거나 당 소속 인사로 대중적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야당이고 현역 의원이 아니라 당협위원장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들 후보자들을 선거구별로 묶어 정치·경제·사회 현안에 대해 공개 토론을 벌이게 하고 이를 당 공식 유튜브로 생중계한다. 오디션 결과는 책임당원으로 구성된 배심원단 50명의 현장 평가와 조강특위 위원들의 심사 점수가 각각 40%와 60% 반영돼 현장에서 바로 공개된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