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새로 임명된 비서실장이 한 목소리로 언급한 ‘춘풍추상(春風秋霜)’은 무슨 뜻일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2기 참모진’ 인사를 발표하면서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을 향해 “춘풍추상의 자세와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의 각오로 대통령 비서실을 운영해나가고, 기업 및 민생경제 활력이라는 올해 국정기조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 신임 실장도 “좀 일찍 와서 방을 둘러봤는데 춘풍추상이라는 글이 다 걸려있는 걸 봤다”며 “‘대인춘풍 지기추상’을 줄여서 춘풍추상이라는 사자성어를 쓴 것 같다. 비서실 근무하는 모든 사람이 되새겨야할 그런 사자성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춘풍추상은 ‘채근담’에 나오는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에서 나온 사자성어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고 신영복 선생이 쓴 ‘춘풍추상’ 액자를 각 비서관실에 선물하면서 “우리 정부가 2년차에 접어들면서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는데 초심을 잃지 말자는 취지”라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밝힌 바 있다. 참여정부 때 신영복 선생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이 글씨를 선물했는데, 문 대통령이 그때 기억을 살려 글을 찾아보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실장과 노 신임 실장이 ‘춘풍추상’을 재차 언급한 것은 이번 ‘2기 참모진’ 개편을 통해 청와대가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임 실장은 이날 “문 대통령의 초심은 지난 20개월동안 흔들린 적이 없었다”며 “올해 안팎으로 더 큰 시련과 도전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더 힘을 내 국민과 함께 헤쳐갈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