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2015년 KBO리그에 합류했다. 주전 유격수는 FA 계약을 통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건너온 박기혁(38)이 주로 맡았다. 2015년 박기혁은 119경기, 767.1이닝을 유격수로 뛰었다. 심우준(24)이 93경기, 394이닝을 맡았다. 2016년에도 박기혁이 105경기, 726이닝을 맡았고, 심우준이 92경기 510이닝을 백업 유격수로 뛰었다.
2017년에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박기혁이 97경기 628.1이닝을 유격수로 책임진 점은 똑같았다. 그런데 정현(25)이 64게임, 387.2이닝을 유격수 자리에서 수비했다. 심우준은 유격수로 39경기 225이닝을 맡았다. 대신 3루수로 61경기 454.1이닝을 책임졌다.
2018년 주전 유격수는 심우준이었다. 114경기, 793이닝을 맡았다. 박기혁이 73경기, 361이닝을 책임졌다. 정현은 유격수로 20경기, 116.1이닝을 수비했다. 그리고 박기혁은 은퇴했다.
심우준은 2014년 2차 특별지명 14순위로 KT에 입단한 선수다. 생각보다 성장이 더뎠다. 2015년 24안타, 1홈런, 타율 0.169에 그쳤다. 2016년에도 57안타, 3홈런, 타율 0.242였다. 2017년에는 82안타, 4홈런, 타율 0.287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지난해 95안타, 4홈런, 타율 0.259를 기록했다.
4시즌 동안 통산 타율이 0.250에 불과하다. 홈런도 12개에 그쳤다. 100안타를 기록한 적도 없다. 다만 3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게 눈에 띈다. 실책도 너무 많다. 2015년 10개, 2016년 13개, 2017년 19개, 2018년 13개였다.
일단 연봉 6300만원에서 억대 진입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KT 주전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거듭나려면 수비력 강화가 우선이다. 그리고 타격의 정교함도 갖출 필요가 있다.
물론 정현과의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정현은 2017년 124경기를 뛰며 105안타, 6홈런, 타율 0.300을 기록했다.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듯했지만, 올해 65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타율도 0.265로 떨어졌다. 1년만 잘해선 주전을 확보할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가 적용된 셈이다. 젊은 두 선수의 유격수 경쟁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지 기대되는 올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