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발탁’ 윤도한, 노영민의 추천과 양정철의 호평

입력 2019-01-08 16:45 수정 2019-01-08 17:47

윤도한(58) 신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청와대 내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인선이었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언론계의 우호적인 평가 속에 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몸담지도 않았고, 기자 경력 기간 정치부 국회 출입도 하지 않아 인선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윤 수석과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 출마했던 시점부터 인연을 맺었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과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맡았을 당시 방송 현안이나 방송관계법 등을 자문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수석 임명은 우선 2012·2017년 두 차례 대선 당시 언론·미디어 특보단에 참여했던 언론인들이 노 실장에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전국언론노조 언론노보 기자 시절 윤 수석과 인연을 맺었던 양 전 비서관도 우호적인 평가를 전달했다. 양 전 비서관은 1994년까지 언론노보 기자로 일하며 1987년 MBC 노동조합 창립 당시 1호 노조원으로 노조 창립에 참여했던 윤 수석을 알게 됐다.

청와대는 언론계 인사들에게도 윤 수석에 대한 평가를 물은 뒤 임명을 최종 결정했다. 손석희 JTBC 사장과는 노조 2기 집행부를 함께했다. 여권 관계자는 8일 “언론계에서는 윤 수석이 MBC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던 과거를 높게 평가했다”며 “윤 수석이 개혁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가 청와대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MBC에 근무할 당시 사회 지도층을 겨냥한 탐사보도에 매진했다. 1990년대 친일인명사전 법안 국회 통과를 방해하던 국회의원들을 릴레이로 실명보도해 예산 확보를 이끌어냈다. 삼성의 불법 경영 승계, 삼성 비자금 폭로 등 재벌 기업을 감시하기 위한 보도를 주도하기도 했다. 2017년 말 MBC 사장에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지난해 말 논설위원을 끝으로 퇴직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성명을 내고 “윤 수석은 지난주까지 MBC에 재직하다 2018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자로 명예퇴직했다”며 “사실상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에 직행한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윤 수석의 우선 과제는 청와대 공보기능 재정립이 꼽힌다. 청와대는 김태우 검찰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에 사실 관계를 제대로 다투지 못하고 감정적인 모습만 보였다. 정례브리핑 역시 ‘팩트’를 기반으로 한 답변 대신 추측성 답변이 잦아 형식적으로 치러지고 있다. 윤 수석은 춘추관에서 처음 기자들과 만나 “저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기자 여러분들과 국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서울 △고려대 사회학과 △MBC 문화과학부장·LA 특파원·논설위원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