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출신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8)가 2002년 교통사고로 죽은 자신의 코치를 회상하며 눈물을 쏟았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 스포츠에 출연한 페더러는 “지금까지 획득한 20개의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피터 카터 전 코치가 지켜봤다면 어떻게 생각했을 것 같으냐”는 크리스티나 맥팔래인 앵커의 질문에 “미안하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가 너무 그립다”면서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며 이내 눈물을 쏟았다.
페더러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는 카터 코치는 2002년 신혼여행으로 간 남아공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37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당시 페더러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마스터스’ 대회에 참가 중이었다.
페더러는 지난해 8월8일 37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만약 카터가 살아있었다면 페더러의 37번째 생일 다음 날 53번째 생일을 맞이했을 것이다. 둘의 생일이 하루 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호주 출신의 테니스 선수였던 카터는 페더러가 10살 때인 1991년 개인코치로 처음 만났다. 이후 페더러가 14살이 될 때까지 테니스를 가르쳤다. 이후 잠시 떨어져 있던 둘은 97년 스위스 베른주에 위치한 훈련캠프에서 다시 만났다. 98년 페더러가 프로로 데뷔할 때까지 둘은 함께 했다.
프로 데뷔 이후 페더러는 지금까지 역대 남자 선수들 중 가장 많은 20개의 그랜드 슬램 단식 타이틀을 획득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237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하여 역대 최장 연속 랭킹 1위 기록을 세우는 등 테니스계의 전설이자 황제로 불리고 있다.
7일 현재 ATP(프로테니스협회) 세계랭킹 3위에 올라 있는 그는 지난 5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국가대항전 호프먼컵 테니스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