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복지재단이 오는 2월 28일 공식 출범을 앞두고 적정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박사급 전문가 5명을 채용해 인천시의 복지기준선 등에 대한 연구를 주목적으로한 인천복지재단이 출범을 앞두고 있으나 기본재산 7억원과 운영비 19억원이 예산의 전부인 것으로 파악돼 사업비 부족이 우려되고 있다.
한때 인천복지재단은 1000억원 규모의 기본 재산을 장기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도 했다. 하지만 출범 첫해인 올해 시 예산만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복지재단 유해숙 대표는 이날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시민들이 남을 부러워하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삶의 조건을 복지기존선으로 보고 시민들의 당당한 삶을 위해 시민교육과 공무원 교육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해숙 대표는 강원 영월 출신으로 8세때 도화초등학교로 전학와 신발공장을 하던 부친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인화여중과 인천여고를 거쳐 건국대 영문과를 나온 뒤 30대에 앞만보고 가던 길에서 돌아서서 “가슴뛰는 일을 하자”며 자신의 성장의 터전이 된 인천에서 할 일을 찾았다. 이후 사회복지에 뛰어들어 20여년 동안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했다.
유 대표는 “시민들이 지지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사회복지는 보완적인 부분에 그치기 때문에 힘을 쓸 수가 없다”며 “유럽처럼 사회복지가 중추적 역할을 하려면 위험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공동체를 위해 힘을 모아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남동시민모임을 통해 실천도 조직적 힘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97년 인천연대를 찾아가 회원이 된 뒤 대응만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시민운동의 체질을 개선하기위해 시민운동도 전문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 유 대표는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의 운영위원장을 맡아 복지권과 건강권에 대해 집중했으며, 보건연대가 인천연대와 통합하는 시점에서 이 단체와 결별하고 2009년부터 마중물운동을 전개해왔다.
마중물운동은 일반시민들이 복지를 통해 상상하고, 토론하고, 꿈도 꾸는 플랫폼운동으로 발전했고, 지난해 9월 협동조합 마중물문화광장으로 구체화됐다.
마중물의 목요일 광장에는 유 교수가 9년전 수봉공원도서관에서 시작한 책읽기 모임을 비롯 영화 읽기 및 세상읽기 토론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소래포구 1번 출구 인근 50층 규모의 더타워 지하에 서점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상상하라’는 목표를 정하고 일한 결과 300평 규모의 서점 복합문화공간과 커뮤니티센터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세월호 사태를 성찰하기위해 회원 99명과 해남과 팽목항을 방문해 ‘학습, 토론, 상상의 광장을 상시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일반 시민들이 편하게 올 수 있는 공동체 공간을 만들게 된 것이다.
마중물 광장은 최근 1년간 의정부, 연천 등 전국 70여곳에서 벤치마캉을 위해 다녀간 곳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마중물의 실험이 한국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교수는 “복지관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동적인 노인들을 ‘선배시민’으로 역할을 재조정한 결과 의미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선배시민운동 캠페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선배노인’ 강의를 들은 노인들이 테니스를 하고 오다 길가에 버려진 휴지를 줍거나 승강기를 타고도 먼저 버튼을 누르지 않는 차분한 행동을 하는 일이 흔하게 나타나는 등 노인들이 돌봄의 대상에서 ‘마을교사’로 변신하고 있다.
유 교수는 “박남춘 시장이 경제와 복지의 균형을 강조하면서 골고루 잘사는 인천을 중시하는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면서 “보편적인 시민들이 위험에 대해 공감하고 시민의 힘으로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역설했다.
유 교수는 “위험사회에 있는 모두의 문제 자각이 필요한 곳에 사회복지사들이 핵심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예산도 지원하는 등 제대로 된 복지를 통해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