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충돌?’… 휴머노이드 들이받은 테슬라 자율주행차 (영상)

입력 2019-01-08 15:39 수정 2019-01-08 16:22
유튜브 영상 캡처

인공지능(AI)으로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달리던 자율주행 자동차와 충돌했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 장면은 실제 상황이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가 개막한 가운데, 전시에 참가할 예정이던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차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6일 테슬라 자율주행 자동차 모델S가 러시아 로봇 제조사 ‘프로모봇’의 신형 휴머노이드 모델 v4를 들이받았다고 보도했다. AI가 탑재된 로봇과 자율주행차가 충돌한 최초의 사고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그날 오후 7시쯤 CES 전시 부스로 이송되던 로봇들 중 한 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무리에서 이탈했다. 이탈한 로봇은 홀로 주차장으로 향하다가 자율 모드로 주행 중이던 테슬라 자동차와 충돌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프로모봇이 공개한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웃는 표정으로 길가에 서 있던 로봇이 자동차에 부딪히며 넘어진다. 테슬라 자동차는 사고가 난 것을 인지하지 못한 듯 그대로 지나갔고, 조끼를 입은 남성이 달려와 로봇의 상태를 확인했다.

프로모봇이 CES 2019에 전시할 예정이던 해당 로봇은 사고로 머리와 팔 부분, 작동 메커니즘이 파손돼 전시가 불가능하게 됐다. 로봇은 하루 임대료만 200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경찰까지 출동했다.

프로모봇의 개발 이사 올레그 키보쿠르트세브는 “우리는 CES에 참가하기 위해 필라델피아에서 이 로봇을 가지고 왔다. 그러나 이제 행사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며 “로봇이 왜 홀로 도로로 갔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튜브 영상 캡처

사고 당시 테슬라 자동차의 운전석에 탑승 중이었던 남성도 “그곳엔 사람도 없었고, 차도 없었기 때문에 테슬라를 자율 주행 모드로 바꿨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로봇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자동차가 로봇을 피해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대로 치고 갔다”며 “로봇이 귀여워 보였는데 미안하게 생각한다. 기술자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CES 개막을 앞두고 업체의 홍보를 위한 쇼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프로모봇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도주’ 행각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6월엔 러시아의 프로모봇 실험실에서 로봇이 홀로 빠져 나와 소동을 벌였다. 로봇은 인근 도로를 헤매며 교통체증을 일으키다가 40분 만에 연구원들에게 붙잡혔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