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도서관이 이용률 저조를 이유로 남성 전용 열람실을 여성 전용으로 바꾸면서 주민들 간에 찬반 여론이 분분하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고 있는 용산구 후암동 소재 용산도서관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약 한달간 창의학습공간 조성을 위한 공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남성 전용으로 사용되던 열람실(자율학습실) 한 곳을 여성 전용으로 바꿨다. 현재 용산도서관 열람실은 각각 68석과 64석 규모의 여성전용 두 곳과 120석 규모의 남녀 공용 한 곳, 노트북 이용이 가능한 64석 규모의 남녀 공용 한 곳으로 구성된다.
이 같은 조치를 두고 도서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남성 전용 자율학습실을 없앤 이유를 묻는 글과 함께 항의 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인근 중고교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도서관을 이용해왔다는 한 주민은 “최근 한 달 정도 창의학습공간을 조성한다면서 공사를 하더니 남성 전용 열람실이 없어졌다”면서 “아무런 공지나 소통도 없이 열람실을 없애 버리면 기존에 공부를 하던 사람들은 갑자기 공부할 장소를 잃어 피해를 본다”며 항의했다. 그는 또 “요즘 ‘미투’ 때문에 남녀 열람실 대신 남성 전용 열람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서로가 불편할 수 있으니 앞으로의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서관 측은 “자율학습실 총좌석수와 이용률 등을 고려하여 부득이하게 열람실을 변경했다”면서 “지난 4년간의 남녀열람실 이용통계분석과 1차(2018년 4월 5~12일)·2차(7월 2~22일)에 걸친 도서관 이용자들의 의견수렴 설문조사 결과 및 심층인터뷰 내용을 반영했다”고 답했다.
또 향후 남성 전용 열람실의 추가 설치 대책에 대해서 “도서관 열람실의 이용률 및 이용자의 남녀 성비 등을 좀 더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결정할 사항으로 판단됨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도서관 측의 이 같은 답변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은 게시판을 통해 이용자 비율을 공개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