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전용 없애고 여성전용…용산도서관 열람실 변경 ‘시끌’

입력 2019-01-08 15:14
용산도서관 전경(용산도서관 공식 블로그 캡처)

서울 용산도서관이 이용률 저조를 이유로 남성 전용 열람실을 여성 전용으로 바꾸면서 주민들 간에 찬반 여론이 분분하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고 있는 용산구 후암동 소재 용산도서관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약 한달간 창의학습공간 조성을 위한 공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남성 전용으로 사용되던 열람실(자율학습실) 한 곳을 여성 전용으로 바꿨다. 현재 용산도서관 열람실은 각각 68석과 64석 규모의 여성전용 두 곳과 120석 규모의 남녀 공용 한 곳, 노트북 이용이 가능한 64석 규모의 남녀 공용 한 곳으로 구성된다.

용산도서관 열람실 좌석현황. 8일은 휴관일이라 이용객이 따로 없다.

이 같은 조치를 두고 도서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남성 전용 자율학습실을 없앤 이유를 묻는 글과 함께 항의 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인근 중고교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도서관을 이용해왔다는 한 주민은 “최근 한 달 정도 창의학습공간을 조성한다면서 공사를 하더니 남성 전용 열람실이 없어졌다”면서 “아무런 공지나 소통도 없이 열람실을 없애 버리면 기존에 공부를 하던 사람들은 갑자기 공부할 장소를 잃어 피해를 본다”며 항의했다. 그는 또 “요즘 ‘미투’ 때문에 남녀 열람실 대신 남성 전용 열람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서로가 불편할 수 있으니 앞으로의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서관 측은 “자율학습실 총좌석수와 이용률 등을 고려하여 부득이하게 열람실을 변경했다”면서 “지난 4년간의 남녀열람실 이용통계분석과 1차(2018년 4월 5~12일)·2차(7월 2~22일)에 걸친 도서관 이용자들의 의견수렴 설문조사 결과 및 심층인터뷰 내용을 반영했다”고 답했다.

또 향후 남성 전용 열람실의 추가 설치 대책에 대해서 “도서관 열람실의 이용률 및 이용자의 남녀 성비 등을 좀 더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결정할 사항으로 판단됨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도서관 측의 이 같은 답변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은 게시판을 통해 이용자 비율을 공개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