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전두환이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는 이순자 여사의 주장을 듣고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분노했다.
7일 한 교수는 KBS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미처 청소하지 못한 쓰레기 더미처럼 전두환과 그 세력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파괴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잔재를 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시대 우리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최근 “전두환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한 말을 두고 “막장 드라마 보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더 큰 문제는 본인 입장에서는 확신을 갖고 하는 소신 발언이라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민간인 학살, 삼청교육대, 고문치사, 의문사, 형제복지원 등 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자행한 온갖 불법은 잊어버리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만 기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교수는 또 “적어도 80년대 집권 시기를 놓고 보면 전두환은 자기가 나쁜 짓을 했다는 걸 아는 나쁜 사람이었다”며 “손에 피를 묻히고 집권했던 것을 의식하고 그것을 만회해보려는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전 전 대통령 임기 시절 자신과 외모가 비슷한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정지시킨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심기경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통령의 기분까지 경호해야 하는 절대 권력의 시대였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