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전 뜻밖의 진땀승… 외신도, 벤투 감독도 “손흥민이 해답”

입력 2019-01-08 11:30 수정 2019-01-08 13:39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 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막툼 경기장에서 필리핀과 가진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골을 넣고 있다. 뉴시스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우승후보로 꼽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약체로 꼽히는 필리핀과의 첫 경기에서 진땀승을 거뒀다. 외신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부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도 손흥민을 찾았다.

한국은 7일(현지시간) UAE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필리핀과 가진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후반 22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결승골로 1대 0 신승을 거뒀다.

생각지 못한 고전이었다. 필리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53위)보다 63계단이나 낮은 116위. C조 최약체로 지목돼 있다. 한국은 필리핀의 밀집 수비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개인기는 수비를 뚫기에 부족했고, 실수가 반복되는 패스플레이를 이어갔다. 허술한 패스는 되레 필리핀의 역습 기회로 이어졌다. 다행히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역습을 반칙으로 끊어내는 과정에서 한국은 옐로카드를 3장이나 받았다.

후반 중반 황인범(대전)과 이청용(보훔)이 연속 투입돼 경기의 흐름을 풀었다. 이청용에서 황희찬(함부르크)을 거쳐 황의조에게 닿은 연계 플레이가 결승포로 이어졌다. 한국은 겨우 얻어낸 결승골로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었다.

손흥민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본머스와 가진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50번째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폭스스포츠 아시아판은 한국의 고전 이유로 손흥민의 부재를 꼽았다. 폭스스포츠는 “벤투 감독이 손흥민의 창의력을 그리워할 것”이라며 “벤투가 일단 목표(승리)를 이뤘지만, 후반 22분 골이 터지기 전까지 승점 3점이 불확실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은 80.8%에 달하는 점유율을 갖고도 어려움을 겪었다. 황의조의 개인기가 없었다면 끔찍한 하루가 됐을 것”이라며 “손흥민이 조별리그 3차전 직전에 합류하지만 벤투 감독은 그 전에 공격수들이 제 몫을 하길 바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폭스스포츠는 “1960년 이후로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지 못한 한국이 야망을 이루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벤투 감독의 생각도 언론과 다르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우리 플레이 스타일에서 상당히 큰 역할을 할 선수”라며 “손흥민이 중국전부터 도와주길 바란다. 골문 앞에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인 손흥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의 6경기에서 7골 5어시스트로 한껏 올라온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오는 9일 첼시와 잉글랜드 풋볼리그컵 카라바오컵 4강 1차전,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아시안컵 개최국인 UAE로 이동한다. 여기서 벤투호에 합류한다.

일정만 보면 손흥민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체력을 고려해 출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한국이 오는 12일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에서 낙승하면 손흥민의 휴식 기간은 길어질 수 있다. 다득점 승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