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 때려, 나도 돈 좀 벌자” 거짓 해명한 박종철 의원의 민낯

입력 2019-01-08 10:28 수정 2019-01-08 10:33
게티이미지뱅크

박종철 예천군의원이 지난달 23일 세금으로 떠난 해외연수에서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자 “실수로 부딪혔다”는 해명을 내놨다. 피해를 입은 A씨는 당시 상황을 전하며 분명 무차별 폭행이었다고 주장했다.

경북 예천군의회 군의원 9명(자유한국당 7명·무소속 2명)과 직원 5명은 지난달 20일부터 미국과 캐나다로 7박10일 연수를 떠났다. 이들이 쓴 예산은 총 6200만원 정도다. 군민 세금으로 떠난 해외 연수였으나 이 자리에서 박종철 경북 예천군의회 부의장이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가이드이자 폭행 피해자인 교민 A씨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캐나다 토론토에서 벌어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박 부의장이 술에 취해 버스 뒷자리에 누워있다가 갑자기 일어나 내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정 문제로 언쟁을 벌이다 그만하자고 손사래를 쳤는데 거기에 맞은 것”이라는 박 부의장의 해명은 모두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A씨는 “사건 당시 난 박 부의장과 언쟁을 벌인 적도, 대화 한 적도 없다”며 “(박 부의장이) 인터뷰한 동영상을 보고 화가 많이 났다. 의원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그는 버스 안 CCTV와 목격자들이 자신의 주장을 증명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박 부의장에게 얼굴을 정통으로 맞았지만 갑을관계였기 때문에 저항하지 못했다. 날아오는 주먹을 잡으며 막아보는 것이 최선의 방어책이었다. 상황을 지켜보던 버스 기사가 경찰에 신고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그는 오히려 박 부의장을 연행해가지 말아달라고 사정했다. 그는 남은 일행이 현지 언어를 구사하지 못해 우왕좌왕할 것을 우려해 모두 호텔에 데려다준 뒤 응급실로 가 치료를 받았다.

이후 예천군의회 측은 캐나다를 떠나기 전 A씨에게 합의를 요구했고, 그 역시 좋게 마무리할 생각으로 합의서에 서명했다. A씨에 따르면 박 부의장은 합의서에 서명을 받자마자 “너도 나 때려라. 나도 돈 좀 벌어보자” 식의 막말을 내뱉었다.

박 부의장은 폭행 논란 이후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4일 기자회견에서는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한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