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4차 방중한 듯… 북·미회담 작전 논의 가능성

입력 2019-01-08 01:1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추정되는 고위급 인사가 7일 밤늦게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북·중 고위급 차원에서도 의견 조율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과 1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동한 전례가 있다.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 고위급 인사를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측 특별열차가 이날 오후 10시15분쯤 압록강 철교를 통과했다. 중국 당국은 단둥 기차역과 압록강 철교 등 주요 시설의 경비를 강화하고 압록강 철교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호텔들은 투숙객을 받지 못하게 하는 등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치들은 열차가 단둥을 지나간 뒤에 해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열차에 탄 인사가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삼엄한 경계를 미뤄 김 위원장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에는 관련 동향 보도를 통제하는 북·중 간 관례를 미뤄, 양측은 방문 일정이 모두 끝나고 특별열차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직후에 상세한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남북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지난해 3월 전격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집권 후 첫 외국 방문이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때처럼 특별열차편으로 단둥을 거쳐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때도 단둥에서는 주요 시설에 공안 요원이 배치되고 압록강변 호텔 예약이 중단되는 등 경비 강화 조치가 이뤄진 바 있다. 단둥역에는 아예 거대 가림막이 설치되기도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과 6월에 각각 이뤄진 2, 3차 방중 때는 특별열차 대신 항공편을 이용했다. 이번에 다시 열차편을 이용한 것은 야간 비행이 위험할 것으로 판단하고 비교적 안전한 교통수단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중 일정 자체가 상당히 급박하게 결정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한 측은 미국과의 비핵화 담판에 앞서 협상 전략을 중국과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 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체결 등 핵심 현안도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