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황의조 빛났다… 벤투호, 亞컵 첫 승

입력 2019-01-08 00:21 수정 2019-01-08 11:19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공격수 황의조가 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예선 C조 1차전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오른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뉴시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신나는 도전이 시작됐다. 59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등극을 노리는 한국이 필리핀을 상대로 대회 첫 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한국은 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예선 C조 1차전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1대 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 3점을 확보한 한국은 같은 날 키르기스스탄을 꺾은 2대 1로 물리친 중국에 다득점에 밀려 C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한국 최고의 골잡이로 거듭난 황의조가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벤투호의 해결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약체 필리핀을 상대로 1점 차 승리를 거둔 것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든 벤투 감독은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이용이 버틴 포백 수비를 가동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기성용과 정우영을 내세웠다. 원톱은 예상대로 황의조가, 공격 2선에는 황희찬 구자철 이재성이 자리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 뉴시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의 한국은 아시안컵 본선에 처음 출전한 필리핀(116위)을 상대로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용이 날카로운 크로스로 우리 공격수들의 발끝을 조준했다. 전반 6분 기성용의 프리킥이 골문으로 날카롭게 휘어져 들어갔지만 우리 선수들을 스쳐 지나갔다. 정우영은 전반 32분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구자철이 얻어낸 프리킥을 찼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한국은 전반전 공격점유율 71%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적극적인 공격에 비해 패스나 크로스의 세밀함과 정확도가 떨어지는 게 아쉬웠다. 전반 막판 골잡이 황의조가 두 차례 유효슈팅을 가져갔지만 필리핀의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은 후반 초반 필리핀의 순간적인 역습이 슈팅까지 연결되면서 실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골키퍼 김승규가 선방을 펼치며 위기를 모면했다. 공격은 다소 답답했다. 필리핀은 계속해서 밀집 수비 형태를 유지했고, 한국은 이 수비라인을 쉽게 뚫지 못했다.

황의조의 선제골에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뉴시스

그러나 벤투호에는 ‘원샷 원킬’의 공격수 황의조가 있었다. 한국은 후반 18분 이청용이 교체 투입된 이후 공격 템포를 한층 끌어올렸다. 후반 21분에는 기다리던 선제골이 나왔다. 이청용이 찔러준 패스를 페널티박스 측면에서 이어받은 황희찬이 문전에 자리잡은 황의조에게 연결했다. 황의조는 상대 수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를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시켜 필리핀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한국은 남은 시간 동안 1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를 따냈다.

한국은 오는 12일 키르기스스탄과 C조 조별예선 2차전을 치른다. 키르기스스탄은 이날 중국과의 1차전에서 1대 2로 역전패를 당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