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세 소녀 생명 앗아간 ‘묻지마 총격범’ 체포

입력 2019-01-07 18:38 수정 2019-01-08 01:36
B(7)양 살해혐의로 체포되어 연행되고 있는 용의자 A(20)씨(CNN보도 캡처)

백인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7살 흑인 소녀가 같은 흑인의 오인 사격으로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CNN은 텍사스주 휴스턴의 월마트 주차장에서 흑인 소녀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A씨(20)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용의자 1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7일 보도했다.

A씨는 소녀에게 총을 쏜 이유에 대해 “사람을 잘못 봤다”며 “자신은 운전만 했을 뿐 총을 쏜 건 보조석에 있던 다른 용의자”라고 주장했다.

사건 현장의 목격자들이 “빨간색 트럭을 몰던 40대 백인 남성이 총을 쐈다”고 증언함에 따라 경찰은 인종차별 범죄의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흑인 인권운동가이자 작가인 숀 킹의 제보를 받았다. 킹은 사건 발생 이틀 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사건 내용을 올린 뒤 현상금을 걸고 제보를 받았다. 그중 신빙성 있는 제보가 몇 건 추려졌다. 그는 이를 평소 알고 지내던 형사에게 전달했다.

용의자 체포에 도움을 준 흑인 인권운동가이자 작가인 숀 킹(39)

마침 용의자들이 타고 가던 차량이 방향지시등 미조작으로 경찰에 붙잡혔고, 경찰은 이들의 차량에서 마리화나를 발견해 조사를 하던 중 총격과 관련한 범행 사실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은 용의자 A씨의 집을 수색해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와 일치하는 9㎜ 권총도 함께 발견했다.

묻지마 총격으로 희생된 B양의 변호사가 트위터에 올린 용의자 몽타주 캡처.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라 40대 백인 남성으로 묘사돼 있다.

목격자들의 진술과 용의자의 인상착의가 다른 점에 대해 경찰은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근처에 있던 목격자를 용의자로 오인할 수 있다”며 “처음 용의자로 지목된 빨간색 트럭을 모는 40대 백인 남성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소녀는 지난해 12월 30일 어머니가 마트에 장 보러 간 사이 주차장 차 안에서 세 명의 자매와 함께 있다 변을 당했다. 그들의 차량 옆으로 용의자들의 차가 멈춰섰고 용의자는 아이들을 향해 총을 쐈다. 이 총탄에 결국 소녀는 목숨을 잃었다. 나머지 아이들은 유리 파편에 맞아 가벼운 부상을 당했을 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