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전남이 통 큰 양보를…’ 광주 첨단3지구 한전공대 부지로 유력.

입력 2019-01-07 14:34 수정 2019-01-07 14:46

광주 북구 첨단 3지구가 한전공대 부지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광주와 전남 북부권 등 4개 기초단체가 한전공대 유치를 위해 손을 맞잡았기 때문이다.

광주 북구와 광산구, 전남 담양·장성군은 오는 8일 오전 광주과학기술진흥원에서 ‘상생발전협의회’ 출범식을 갖고 북구 첨단3지구에 한전공대를 건립하기 위해 공동대응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협의회 출범에 합의한 4개 지자체는 상생발전과 효율적 교류협력을 위해 경제·산업, 교통, 환경, 기반시설, 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협력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광주와 전남 북부권의 획기적 발전을 이끌 협의회는 상생 의제로 한전공대 첨단3지구 유치와 공단 조기착공,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 성공개최 등을 선정했다.

담양의 한국전통정원센터 유치를 포함한 문화관광도시조성, 장성의 황룡강 축력산 장성호 백양사 등의 관광자원 활성화 방안 도 상생의제로 제출됐다.

이중 한전공대의 첨단 3지구 유치는 핵심 협약내용으로 4개 지자체와 함께 4개 기초의회도 광주 북구 첨단3지구가 한전공대 최적지라는 점에 인식을 함께 하고 공동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북구는 한전공대가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려면 첨단3지구 R&D특구 내 집적화된 산학연 클러스터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구는 광주와 전남의 접경을 아우르는 첨단3지구에 한전공대가 문을 열 경우 광산구 신룡·진곡·하남산단, 장성 나노산단과 담양·장성군의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생협의회는 광역도로망을 포함한 생활 SOC 확충과 신성장동력 확보, 영산강권 테마 관광상품 공동개발, 무등산권 전통문화 발전 협력체계 구축,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시대에 대응하는 자치역량 강화 노력 등도 의제로 선정했다.

앞서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등과 ‘한전공대 성공적 설립을 위한 기본협약서’를 체결했다.

이 시장은 체결식을 가진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에는 전남이 통 크게 한전공대를 광주에 양보하는 것이 광주전남 상생의 길”라는 글을 띄워 눈길을 끌었다.

이 시장은 “한전공대는 세계적 석학들이 교수와 연구진으로 참여하고 유능한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좋은 정주여건과 연구환경이 갖춰진 곳에 건립돼야 한다”며 “광주가 통 큰 양보를 해 나주에 혁신도시가 건설되었고 한전도 유치하였으니 전남이 통 크게 양보해달라”고 주문했다. 시민정서를 고려해 광주가 한 번 양보했으니 전남도 한전공대 유치에서는 양보의 미덕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이 시장의 이 같은 언급은 민선4기인 지난 2005년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가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 유치를 위해 정부에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건설을 제안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광주전남 낙후론’을 내세운 당시 박 시장은 광주와 가까운 나주에 한전 유치를 양보할테니 전남에 가산점을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영남권 광역단체와 유치경쟁에서 열세에 놓인 광주시와 전남도가 머리를 맞댄 고육지책이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의기투합한 결과 한전은 단독으로 유치경쟁에 나선 대구와 경북, 울산, 경남 10개 광역단체를 제치고 나주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로 이전부지가 확정됐다.

예상을 깬 광주시의 통 큰 양보와 이에 발맞춘 전남의 합동작전으로 쟁쟁한 광역단체를 따돌리고 한전을 유치하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이다.

6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주전남지역혁신협의회도 광주시, 전남도와 함께 공동혁신도시건설 추진에 힘을 보탰다.

민선 3·4기를 이끈 박 시장은 당시 “광주·전남이 공동혁신도시에 합의한 배경에는 낙후지역의 아픔과 미래를 향한 대결단의 드라마가 자리하고 있다”는 기고문을 내기도 했다.

8일 광주 2개 자치구와 전남 2개 군이 ‘상생협의회’를 출범시키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한전공대 유치에 대한 지자체들의 뜨거운 관심과 노력을 반영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4개 지자체가 합의해 지목한 광주 북구 첨단3지구가 한전공대 부지로 최종 선정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한전공대는 2022년 3월 개교할 예정으로 오는 28일 건립부지가 확정 발표된다. 학생수 1000여명, 교수진 100여명, 대학부지 40만㎡를 포함한 대학 클러스터 부지는 120만㎡ 규모다.


지난 4일 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된 문인 광주 북구청장은 “한전공대 첨단3지구 유치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며 “전라도 정도 새천년을 맞아 지역 균형발전과제를 적극 발굴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