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사 막판 협상… 불발되면 8일 총파업 돌입

입력 2019-01-07 14:07 수정 2019-01-07 14:29
국민은행 파업 가능성을 알리는 안내문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남대문지점에 붙어 있다. 예고된 시점은 오는 8일이다. 뉴시스

KB국민은행 노사가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7일 “허인 국민은행장, 박홍배 노조위원장 등 노사가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며 “노사 지도부가 협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물밑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저녁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 전에 협상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오는 8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국민은행 총파업은 옛 주택은행과 합병을 반대했던 2000년 이후 19년 동안 없었다.

노사는 성과급 지급 규모, 임금피크제(임피제) 시행 시기, 직급별 호봉 상한제(페이밴드)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협상에서 기본금 300% 수준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당초 제시했던 자기자본이익률(ROE)의 10%에서 200% 수준의 성과급 지급으로 선회했다.

임피제 협상에서 노조는 모든 직급의 시행 시기 1년 연장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만 56세부터 적용되는 이 제도의 연장 기간을 부점장급 1년, 팀장·팀원급 0.5년으로 맞서고 있다. 국민은행의 현행 임피제에서 부점장급의 적용 기간은 5년으로, 팀장·팀원급(4.5년)보다 0.5년 더 길다.

페이밴드 협상도 난제다. 국민은행은 2014년 11월 입사한 신입 행원부터 페이밴드 제도를 우선 적용했다. 노조는 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이원화된 구조 개선을 위해 모든 직원에 대한 도입을 요구했지만, 지금은 현행 유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국민은행은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대출, 외환, 기업금융과 같은 영업점 방문 업무에서 차질이 불가피하다. 대출 만기일 연장, 수출어음 매입, 외화수입 매입처럼 정해진 기일을 맞춰야 하는 기업고객의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 경영진은 지난 4일 “총파업으로 인해 정상 영업이 불가능할 경우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부행장, 전무, 상무, 본부본부장, 지역영업그룹 대표 등 경영진 54명은 같은 날 허 행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철오 기자, 뉴시스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