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그렇게 무거운 책임을 안 맡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의 말은 못 믿는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정치인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차기 대선 이후의 생활에 대해서는 “이사장 임무를 완수한 뒤, 날씨만 좋다면 (청와대가 아니라) 낚시터에 앉아 있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대통령을 포함해 어떤 형태로든 정치저인 역할은 맡지 않겠다는 뜻이다.
유 이사장은 7일 자신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알리레오 프로그램 안에서도 가짜 뉴스를 바로잡는 성격의 시리즈인 ‘고칠레오’의 1회 분이었다. 1회의 제목은 ‘유시민, 차기 대통령 자리를 노린다?’이다.
이날 방송은 사회는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이 맡았다. 배 본부장이 “차기 대권 유력 주자로 올라있는 본인 모습에 어떤 느낌이 드냐”고 묻자 유 이사장은 “난감하다”고 답했다. 이어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이면 기분 좋다고 할 수도 있는데, 제가 정치를 해본 입장에서는 곤혹스럽다.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하지 않을 사람을 여론조사에 넣으면 여론 왜곡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우리 정치를 희화화하고 여론 형성 과정을 왜곡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배 본부장은 지지자들의 강력한 요구, 정치적 상황 등 다양한 미래 상황을 가정하며 수차례 유 이사장에게 질문을 건넸다. 여러 질문에도 불구하고 유 이사장은 “대통령 자리는 국정 최고 책임자로 권력을 움직여 사람들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면서 “그렇게 무거운 책임을 저는 안 맡고 싶다”고 강조했다.
활발한 저작 활동이나 방송 활동에 대해서는 “정치를 그만둔 뒤 생업이 됐다”고 설명했고, 재단 이사장을 맡은 것에 대해서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거절하는 건 도의상 어려웠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정계복귀설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정치인의 말은 못 믿는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정치인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처럼 결국에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출마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다른 분들도 좋은 분들이 많다고 얘기할 것”이라면서 “정 안되면 어디 섬에 가던지, 여러 가지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이후인 4년 뒤의 상황도 내다봤다. 유 이사장은 “이사장 임무를 완수하고, 이렇게 추운 날은 안 되겠지만 날씨만 좋다면 낚시터에 앉아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저의 삶에 대한 선택이기 때문에 존중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