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목사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합교단이 살려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예장통합에서 선비정신이 사라졌다고 한탄했다.
그는 “우리 역사에서 1000년 왕조(신라)와 500년 왕조(조선)가 있는데 이렇게 오래 왕조를 이어간 나라는 세계 역사에서도 많지 않다. 500년, 1000년 왕조를 이어간 힘 중 하나가 선비정신”이라고 운을 뗐다.
김 목사는 선비정신의 법도 중에 몇 가지를 나열했다. 우선 선비들은 체면과 염치를 중히 여기고 부끄러움을 알았다고 했다.
“자신에게 해가 되어도 그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으려고 했던 선비들의 정신이 500년과 1,000년의 역사를 이어가게 하는 힘 되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어 충(忠)을 들었다. 선비들은 나라와 임금에 충성하는 것을 중요한 삶의 법도로 배우고 가르쳤다는 것이다.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분별력 그리고 임금 앞에서도 옳은 것을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것을 임금에 대한 충으로 생각하는 것은 참 근사하고 훌륭한 것이었다.”
셋째로는 내려올 때를 앎을 들었다. 훌륭한 선비는 큰 벼슬 후에도 때가 되면 내려놓을 줄 알았다는 것이다.
“집에서도 60 환갑이 지나면 안방을 자녀들에게 내어 주고 사랑방으로 거처를 옮겼고 시어머니도 광 열쇠를 며느리에게 주고 살림이라고 하는 권력(?)을 이양하고 물러날 줄 알았다.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을 저들은 부끄러움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면서 초기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선 그런 선비정신이 있었다고 했다. 그것이 세계 선교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큰 부흥을 일으킨 원동력이라는 분석이었다.
김 목사는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즘은 원동력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숨 쉬었다.
“그리스도인들이 목회자들이 그 삶의 법도를 잊었다. 잃었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옳고 그름도 분별할 줄 모르고 알아도 말하지 못한다. 그리고 움켜쥘 줄만 알았지 내려놓을 줄을 모른다. 올라갈 줄만 알지 내려올 줄을 모른다. 그러면 망하는 거다. 그래서 망하는 거다.”
그는 끝으로 예장통합의 미래를 걱정했다. 김 목사는 “나는 내가 우리 교단에 속한 목사라는 것이 늘 자랑스럽고 감사했다. 그런데 우리 교단이 무너지는 것 같아 속상하다”면서 “선비 같은 교인들과 목회자들이 조금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적었다.
그의 글은 오른 지 이틀 만에 570여개의 ‘좋아요’와 55건의 ‘공유’를 기록하는 등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