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또 10명 중 6명은 기업에, 나머지 4명은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7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사건과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12년부터 매년 연말 그해 주요한 환경 분야에 대해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달 17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진행 상황을 묻는 항목에 대해선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69.7%로 가장 많았다. ‘잘 모름'이나 ‘잘 해결되었을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18.0%, 12.3%였다.
이번 사건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응답자의 57.8%가 기업을 꼽았다. 정부(40.5%), 소비자(1.6%) 순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25.8%는 가습기 살균제 사용 경험이 있었고 이들 중 피해신고를 한 사람은 4.1%에 그쳤다.
피해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42.6%가 ‘건강피해가 없다고 생각해서'라고 답했다. 이어 ‘신고해봐야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21.5%), ‘신고해야 하는지 몰라서'(20.0%)가 뒤를 이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국회에서 제정된 사회적참사진상규명특별법에 따라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공식적으로 조사를 개시했다”며 “이번 여론조사결과가 향후 2년간 특조위 활동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참고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특조위의 활동 방향은 제조사에 집중돼 진상을 규명해야 하고, 다음으로 정부에게도 상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