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매각설에 국내 게임업계가 더 뼈아파 하는 이유

입력 2019-01-06 13:04 수정 2019-02-12 16:03
김정주 NXC 대표.

넥슨은 소위 ‘3N’으로 불리는 국내 대형 게임사 중 유일하게 성장 중인 곳이다. 김정주 NXC 대표의 매각설이 퍼지자 업계가 더욱 ‘뼈아픈’ 표정을 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본인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넥슨 지주회사 NXC의 지분 98.64% 전량을 매물로 내놓았다. 매각 주관사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이며, 매각이 성사될 경우 10조원에 이르는 국내 사상 최대 거래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해당 소식이 퍼진 뒤 넥슨코리아가 지분을 보유한 넥슨지티와 넷게임즈는 코스닥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대표는 NXC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매각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넥슨은 중국에서 가동 중인 ‘던전앤파이터’가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며 지난해 실적 부문에서 크게 성장했다. 넥슨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를 포함한 연간매출은 약 2조560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조100억원 수준이다. 2017년 사상 최고 실적 기록을 세웠던 것 대비 10%를 상회하는 성적표다.

반면 넷마블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7년 대비 13.2%, 45.1%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2017년 ‘리니지M’ 효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낸 것 대비 지난해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2~8%대 하락세가 예상된다.

넥슨은 올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출시할 예정으로, 실적면에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나 넷마블도 신작 라인업을 탄탄하게 가져가며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탓에 얼마큼의 결과물을 낼지 미지수다. 넥슨과 달리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중국 판호 발급 측면에서도 뒤처져 있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는 김 대표의 지분 전량 매각이 국내 게임업계에 더 뼈아픈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김 대표가 내놓은 10조원 상당의 NXC 지분은 중국 등 외국 게임사의 인수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만약 넥슨이 해외 자본에 넘어간다면 그간 국내에서 감행한 투자, 사회공헌 등은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