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타의 부진, 사리는 이과인 원한다

입력 2019-01-06 12:11
알바로 모라타가 지난해 12월 5일(현지시간) 울버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와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AP뉴시스

알바로 모라타의 끝없는 부진에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이 인내심을 잃은 모양이다. 영국 ‘텔레그래프’의 맷 로 기자는 6일(한국시간) “사리 감독이 구단에 1월 이적시장에서 이과인을 영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모라타는 2017년 6500만 파운드(약 926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첼시로 자리를 옮겼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돌아간 디에고 코스타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5골에 그치며 기대에 보답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저조한 득점력뿐 아니라, 경기력에서도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불안한 볼 컨트롤 능력으로 수차례 득점 기회를 무산시켰을뿐더러 최전방에 고립되는 일 또한 많아졌다.

첼시에서 활약했던 전설적인 선수인 루드 굴리트는 “아자르와 윌리안이 모라타를 믿지 못해 안쪽으로 드리블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믿고 해결해 줄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없으니 첼시는 에당 아자르를 필두로 한 짧은 패스 중심의 견고한 중원과 2선 자원들의 활약에 의존하고 있다. 모라타는 6일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잉글리시 FA컵 3라운드 64강 전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 0 승리를 견인했지만, 그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사리 감독은 지난 3일 사우샘프턴(0대 0 무)에게 발목을 잡히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진영부터 80m까지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상대 진영의 마지막 20m 구간에서 문제를 겪었다”고 밝혔다. 공격수들의 부진을 직접 지적한 것이다. 그는 “마지막 20m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구단은 이 말의 뜻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격수 영입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이번 이과인 이적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과인과 사리 감독은 나폴리 시절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사리 감독은 2015~2016시즌 특유의 공격 축구로 나폴리의 이탈리아 세리에A 준우승을 이끌었고, 이과인은 36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서른 중반에 접어선 베테랑인 이과인을 원한다는 것은 그만큼 첼시의 최전방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리 감독이 ‘공개 저격’까지 한 상황에서 모라타의 심리적 압박감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부진이 계속된 채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면 더 첼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모라타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란 점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