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성 폭풍 ‘파북(Pabuk)’이 푸껫 등 태국 남부 지역에 상륙해 관광객 약 3만명이 고립됐다. 한국인 관광객이나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열대성 폭풍이 우기가 아닌 시기에 닥친 것은 30년 여년 만이다.
파북은 전날인 4일 낮 12시45분경 태국 남부 나콘 시 탐마랏 주에 상륙했다. 폭풍 여파로 항공편과 여객선 대다수가 운항을 중단했고 관광객 약 3만명이 섬에 갇혔다. 나콘 시 탐마랏 공항을 비롯해 공항 3곳이 폐쇄됐고 파고가 최고 5m를 기록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지속돼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관광객들은 스쿠버 다이빙 장소로 유명한 꼬 따오 등 섬 3곳에 고립됐다. 현재 최대 풍속이 시속 75㎞에서 65㎞로 약화되긴했으나 여전히 강한 폭풍우를 동반하고 있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주택 수십 채가 붕괴됐고, 나무와 전봇대가 무너져 정전 사태가 발발했다. 폭우로 인해 홍수가 나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겨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복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전기는 끊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고립된 관광객과 섬 주민에게는 이날 오후 4시까지 건물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권고했다. 파북은 이날 남부 지역을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주태국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푸껫, 끄라비, 꼬사무이 등지에 있던 한국인 교민 800여 명과 관광객 200여 명은 파북이 상륙하기 전 모두 위험지역을 벗어났다.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30년 만의 열대성 폭풍이라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면서 피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