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잠적한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원하고 있으며 현재 이탈리아 정보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중앙정보국은 조 대사대리의 망명 수용 여부에 대해 답변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는 현지시각으로 4일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조 대사대리의 잠적에 대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대사대리는 임기가 만료되기 직전인 지난 11월 북한대사관을 이탈해 망명 의사를 밝혔고 이탈리아 정보당국은 조 대사대리의 도움 요청을 받은 즉시 이를 미국에 알렸다.
이탈리아 정보당국은 미국의 요청 따라 조 대사대리의 이탈과 잠적 사실을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비밀리에 관리해왔다. 그러나 한국에서 조 대사대리의 잠적 소식이 공개되면서 사건이 수면 위에 떠올랐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놓고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 CIA도 이를 의식한 듯 조 대사대리 망명 수용 여부에 대해 답변 자체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탈리아 외교부는 조 대사대리로부터 망명 요청을 받은 적이 없고 그를 보호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조 대사대리의 잠적 직후 체포조를 현지에 급파하고 재외 공관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후임자 인선을 신속히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관계자는 “북한 대리 대사는 지난해 11월20일쯤 김천으로 교체됐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