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사진) NXC 대표가 입을 열었다. 4일 본인 명의 보도자료로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서다. 다만 넥슨의 매각 추진 여부, 진행 상황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매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김 대표는 “넥슨을 25년 전 출범한 뒤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우리 사회,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일한 직원들이 어우러진 좋은 토양에서 도움을 받으며 오늘까지 왔다”며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과 내 역할이 무엇인지를 언제나 주변에 묻고 스스로 되물으며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들 각오를 지금도 다지고 있다. 넥슨을 세계에서 더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들 때 뒷받침될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다”며 “방안이 정돈되는 대로 알리겠다. 그때까지 양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숙고 중인 여러 방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그는 “어떤 경우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겠다. 지금까지 약속한 사항들을 성실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자사를 해외 기업으로 매각해도 국내에 공헌할 일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중국 IT기업 텐센트가 인수합병(M&A) 협상자로 지목됐지만 김 대표는 입장문에 언급하지 않았다.
넥슨 매각설은 지난 3일에 불거졌다. 넥슨의 모기업인 NXC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중국 기업으로 인수될 수 있다는 소문이 주식시장부터 게임 커뮤니티까지 전방위로 퍼졌다. 주요 소비자인 10·20대, 투자자인 30~50대를 포함한 많은 연령대에서 관심을 받았다.
넥슨은 국내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게임 개발·유통사. 세계 최초의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가 넥슨의 대표작이다. 김 대표는 넥슨의 창업자면서 지배구조의 최상위에 있는 인물이다. 넥슨지티·넷게임즈 등 10여개 계열사는 넥슨코리아, 넥슨코리아는 넥슨(일본법인), 넥슨은 NXC 소유다. NXC의 수장이 바로 김 대표다.
넥슨은 외국 게임사의 진입 장벽이 높은 중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경우 사세를 더 크게 키울 수 있다. 다만 국내 소비자에게 넥슨의 중국 진출은 마냥 반갑지 않은 소식이 될 수 있다. 국내 게임 이용자들은 SNS에서 “한국의 피를 뽑아 중국으로 수혈한 셈” “게임 이용환경이 대부분 중국 정서에 맞게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