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장 치열했던 부문 중 하나가 홈런이었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44개로 홈런왕에 등극했다. 홈런 레이스 2위에는 무려 3명이나 올랐다.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과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가 똑같이 4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SK 한동민이 41개의 홈런을 치면서 40홈런 타자 5명 시대를 열었다.
그런데 홈런만큼이나 시즌 막판까지 관심을 끌었던 분야가 있다. 2루타다. 한화 이글스 제라드 호잉은 지난해 10월 10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0-0이던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 2루타를 때려냈다. 시즌 47번째 2루타였다. KIA 타이거즈 소속인 최형우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2016년 46개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호잉에 이어 2루타 부문 2위는 KT 황재균으로 41개를 때렸다. 두산 베어스 최주환과 LG 트윈스 김현수가 39개로 뒤를 이었고, KIA 안치홍과 LG 박용택이 38개까지 때려냈다.
역대 기록을 보면 호잉과 최형우에 이어 현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꽤 있다. KT 위즈 유한준이 2015년 42개를 기록한 바 있고, NC 다이노스 나성범은 2017년 42개를 쳤다. 넥센 서건창은 2014년에 41개를 쳤고, LG 오지환은 41개를 2015년에 작성한 바 있다. 호잉은 물론 황재균과 최주환, 김현수, 최형우, 나성범, 서건창 등은 2루타 생산 능력이 탁월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여기에 추가할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영입한 카를로스 아수아헤다. 아수아헤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세 시즌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었다. 2016년 7경기, 2017년 89경기, 올해 79경기를 뛰었다. 2016년 24타수 5안타, 타율 0.208을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고, 2루타는 2개였다. 2017년 307타수 83안타를 때렸다. 타율은 0.270이었지만 2루타는 14개나 됐다. 2018년에도 타율은 0.196으로 부진했다. 189타수 37안타를 쳤다. 그런데 2루타 8개였다. 세 시즌 동안 기록한 2루타가 24개다.
아수아헤의 마이너리그 성적을 보면 6시즌 동안 통산 124개의 2루타를 작성했다. 2013년 12개, 2014년 38개, 2015년 23개였다. 그리고 2016년 32개, 2017년 9개, 2018년 10개였다. 새로운 2루타 기계의 등장이다. 지난해 홀로 2루타 신기록에 도전했던 호잉에다 아수아헤가 경쟁에 가세한다면 올해 프로야구의 재미는 배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