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차 2라운드 15순위로 LG 트윈스에 지명됐다. 62타수 8안타, 타율 0.129에 불과했다. 그해 11월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됐다. 홍현우와 짝을 이뤄 소소경과 이원식 카드와 맞바뀌었다. 어찌 보면 LG는 이때를 후회했을지 모른다. 그는 국가대표 1번 타자로 급성장한다.
이용규(34)다. 2005년 특유의 밀어치기 타법으로 110안타를 쳤다. 5홈런도 기록하며 타율 0.266을 기록했다. 2006년에는 3할 타자로 거듭났다. 154안타를 치며 리그 1위에 올랐다. 타율 0.318을 기록했다. 38개의 도루로 3위에 매겨졌다. 2008년에는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로 나서서 4할대 맹타를 휘두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9년 50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 2013년까진 꼬박 100경기 이상을 출전했다. 매년 100안타 이상도 기록했다. 20도루는 기본이었다. 2012년에는 44도루로 도루왕에 등극했다. 그리고 2010년 8월 29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다. 넥센 투수 박준수는 8회말 첫 타자였던 이용규에게 20구를 던졌다. 결과는 우익수 플라이 아웃이었다. 박준수는 이용규만 상대하고 바로 송신영과 교체되어 내려갔다. 이때 생긴 말이 ‘용규 놀이’다.
2013년 11월 FA 자격을 취득했다. 한화 이글스와 계약금 32억원, 연봉 7억원, 옵션 7억원 등 총액 67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한화 입단 첫해인 2014년 104게임을 뛰며 103안타, 타율 0.288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2015년 124게임을 뛰며 168안타, 4홈런, 타율 0.341을 기록했다. 이듬해엔 113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159안타, 타율 0.352를 올렸다.
문제는 2017년이었다. 부상에 허덕였다. 5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31안타, 타율 0.263을 기록했다. FA 재취득 자격이 생겼지만 유예했다. 연봉은 9억원에서 4억원으로 급추락했다.
그리고 2018년 134게임을 뛰며 144안타, 30도루, 타율 0.293을 기록했다. 일정 정도 과거 이용규의 모습을 되찾았다. 통산 타율은 0.302다. 1730안타까지 때려냈다. 346도루, 451타점, 978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용규는 올해 FA 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한화의 반응은 냉담하다. 항상 문제는 내구성이었다. 5년 전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계약 기간을 보면 엇비슷한 경우가 있다. 같은 시기 한화로 왔던 정근우(37)다. 지난해 2+1년 3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SK 와이번스 정의윤(33)은 계약 기간 4년 총액 29억원에 잔류 결정을 내렸다. 2017년에는 이원석(33)이 계약기간 4년 27억원에 두산에서 삼성으로 이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FA시장에서 NC 다이노스 모창민(34)이 계약기간 3년 총액 20억원에 잔류했다.
종합해보면 한화가 계약 기간 4년에 쉽게 동의하지 않을 듯하다. 정근우와 비교했을 때 계약 금액도 조금 낮아질 수 있다. 과거 사례들과 비교해 볼 때 결국 계약 기간은 3년을 넘지 않은 채 25억원선에서 결판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