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복심’ 양정철 전 비서관, “청와대 안 간다”

입력 2019-01-04 13:20 수정 2019-01-04 13:21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곧 있을 개편 국면에서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이 공개적으로 청와대 복귀를 부인 하면서 차기 비서실장과 수석 등 인사 후보군이 좁혀지는 모양새다.

양 전 비서관은 4일 “이번 개편에 청와대로 들어올 생각이 없느냐”는 국민일보의 질문에 “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양 전 비서관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내가 (청와대에) 안 간다”며 “내 뜻을 가장 잘 이해해 주실 분이 문재인 대통령이다. 내가 안 한다면 그 취지를 존중해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어떤 자리를 맡더라도 주목을 안받을 수 없게 돼버린다”며 “그러면 다른 쇄신인사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양 전 비서관은 정부 출범 이후 개편이 논의될때마다 청와대 입성 소문이 돌았지만 매번 부인해왔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양 전 비서관은 참여정부에서도 청와대 실세라인인 일명 ‘3철(양정철·전해철·이호철)’ 멤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으로 들어갔다. 그해 12월에는 최연소 비서관으로 승진했다. 양 전 비서관은 참여정부 5년 동안 청와대 홍보수석실에 근무하며 대통령에 비판적인 언론과 야당 정치인을 상대해 왔다. 기자실 통폐합을 주도하기도 했다.

양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정부부처의 핵심 요직에 오를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스스로 ‘야인’ 생활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겠다는 이유였다. 그는 당시 기자들에게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내고 해외로 떠났다. 뉴질랜드, 일본, 미국 등 해외를 떠돌던 양 전 비서관은 잠시 귀국해 ‘세상을 바꾸는 언어’의 출판기념회를 열기도 했다.

양 전 비서관은 비서실장 뿐 아니라 총선 출마가 확실시 되는 한병도 정무수석의 후임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강기정 전 의원과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 이철희 민주당 의원 등도 후임 정무수석 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 전 비서관이 청와대 복귀를 공식 부인하면서 후보군이 좀더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