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결승전 같은 빅매치… 리버풀·맨시티 21라운드 격돌

입력 2019-01-03 21:00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 AP뉴시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컵의 향방을 가를지 모를 빅매치가 펼쳐진다.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4일 새벽 5시(한국시간) 킥오프하는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리그 21라운드다.

리버풀과 맨시티는 올 시즌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앞섰던 팀은 맨시티. 3라운드를 넘어선 시점에서 지난달 초까지 단 한 번도 선두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9일 첼시전에서 0대 2 패배를 당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이후 크리스털 팰리스전(2대 3패)과 레스터 시티전(1대 2패)까지 연달아 발목을 잡혀 승점 47점을 기록, 한 경기 더 치른 토트넘(승점 48점)에 이어 3위까지 처졌다.

선두 리버풀(승점 54점)과 승점 격차는 7점. 맨시티에 리버풀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할 경기다. 우승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승부도 허락될 수 없다.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질 무승부는 곧 현 위치를 의미한다.

리버풀전을 앞두고 맨시티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바로 지난 30일 사우샘프턴전부터 부상으로 신음하던 페르난지뉴가 돌아온 것이다. 이번 시즌 4-1-4-1 포메이션을 기본 전술로 삼는 맨시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비롯한 중원 미드필더의 구성은 승리와 직결된다. 그간 페르난지뉴의 부재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큰 숙제로 남았으나 다행히 극적으로 복귀하며 한시름 덜게 됐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리버풀 선수들이 아스널전에서 해트트릭에 성공한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축하를 건네고 있다. AP뉴시스

리버풀은 한결 마음이 편하다. 17승 3무의 경이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유럽 5대 리그 중 세리에A의 유벤투스(17승 2무)와 함께 무패 행진을 벌이는 팀 중 하나가 됐다. 무엇보다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8골밖에 허용하지 않은 짠물 수비가 눈길을 끈다. 8골을 실점하는 동안 상대 팀들에 무려 48골을 퍼부었다. 현재까지 실점 부문에서 한 자리 숫자를 기록하고 있는 팀은 유럽 전역에서 리버풀이 유일하다. 홈구장인 안필드에서 내준 골은 단 2골. 그야말로 유럽 최고 수준의 수비력이다.

상황도 좋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장기 부상으로 이탈한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을 제외하면 주축 선수 모두가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이런 리버풀의 다음 목표는 무패 우승이다.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 타이틀은 2003-2004 시즌에 26승 12무를 기록한 아스널이 마지막으로 쥐고 있다. 이후 15년간 단 한 번도 무패 우승팀은 나오지 않았다. 리버풀로선 이번 맨시티 원정이 가장 큰 고비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컵 대회 일정에 돌입하긴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열흘간의 짧은 휴식기를 가진다. 지난해 말부터 3~4일 간격으로 경기가 이어졌던 죽음의 일정인 ‘박싱데이’의 끝자락에 선 셈이다. ‘박싱데이에 우승팀이 나온다’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이 기간에 좋은 성적을 내는 팀들이 우승컵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리버풀은 이미 박싱데이에 ‘판정승’을 받은 상태다. 이날 경기에 패해도 맨시티와 승점 격차는 4점으로 아직 여유가 있다.

두 팀 모두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승리한다면 리버풀로선 우승 경쟁의 칠부능선을 넘게 되고, 맨시티는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승리해야 할 경기다. 박싱데이의 끝자락에서 웃는 팀이 어디가 될지 지켜볼 일이ᅟ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