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최정(32)은 2005년 SK 1차 지명선수다. 계약금 3억원을 받았다. 출발부터 좋았다. 5년 전 86억원이라는 FA 대박을 터뜨렸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계약 기간 6년, 총액 106억원의 두 번째 FA 계약을 맺었다. 두 번의 FA 계약을 통해 192억원이라는 거액을 확보한 셈이다.
이처럼 올해 FA시장에 나온 15명의 선수를 분석해보면 출발부터 남달랐던 선수들이 꽤 있다. 이른바 1차 지명 또는 2차 1순위 지명 선수들이다. SK와 잔류 계약을 맺은 포수 이재원(31)은 2006년 SK 1차 지명선수다. 계약금은 2억5000만원이었다. 12년 뒤 총액 69억원의 FA 대박을 터뜨렸다.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29)는 2009년 삼성의 1차 지명선수다. 계약금 2억8000만원을 받았다.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35)도 2003년 두산 베어스가 1차로 지명한 선수다. 계약금만 3억5000만원이나 됐다. KT 위즈 박경수(35)는 2003년 1차에 LG 트윈스의 선택을 받았다. 계약금만 4억3000만원이나 됐다.
LG 트윈스 박용택(40)은 1998년 LG가 2차 우선 지명한 선수였다. 입단은 고려대를 거친 뒤 2002년에 했다. 계약금은 3억원이었다. NC 다이노스 모창민(34)도 2008년 2차 1라운드 3순위에 SK의 지명을 받았다. 1억2000만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38)도 2차 1라운드 8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5년 전 80억원의 FA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두 번째 FA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화 이글스 이용규(34)도 2004년 2차 2라운드 15순위에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았다. 한화 최진행(34)도 2004년 2차 2라운드 10순위에 한화에 지명됐다.
반면 출발은 미미했지만, FA 대박을 터뜨린 선수도 있다. NC 다이노스 양의지(32)는 2006년 2차 8라운드 59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을 받았다. 3천만원의 계약금을 줬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난해 12월 계약 기간 4년, 총액 125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KT 위즈 금민철(33)은 2005년 2차 4라운드 26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계약금은 4500만원이었다. FA 계약을 앞둔 히어로즈 이보근(33)은 2005년 2차 5라운드 39순위에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됐다. 입단 계약금은 5000만원이었다. 한화 이글스 송광민(36)은 이보다 더 뒷순위에 지명됐다. 2002년 2차 10라운드 76순위에 지명됐다. 정말 가까스로 프로야구계에 입문한 것이다.
15명의 프로야구 출발은 달랐지만, 모두가 FA까지 올라섰다. 수많은 야구 선수들이 평생 한 번 자유계약선수 자격도 얻지 못하고 사라지는 요즘 FA 자격을 취득한 것만으로도 그들의 야구는 성공한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