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것 실려 손으로 눈 가린 신재민 “생명 지장 없어”

입력 2019-01-03 13:29 수정 2019-01-03 13:51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3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성문 기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3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 전 사무관은 지인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뒤 잠적했다. 다행히 이날 낮 12시40분쯤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생명에 지장이 없다. 모텔 안에서 발견됐고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신 전 사무관은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왼손으로 눈을 가리기도 했다. 스스로 움직인 점에서 의식을 잃지 않은 정황으로 볼 수 있다.

경찰은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대학 친구 A씨의 신고를 받고 오전 중 신 전 사무관의 주거지 일대를 수색했다. 신 전 사무관은 “요즘 일 때문에 힘들다” “행복하라”는 내용을 적어 오전 7시로 예약해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3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성문 기자

경찰이 3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거주지로 추정되는 서울 관악구의 한 고시원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신 전 사무관은 2014~2017년 기재부에서 근무했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KT&G 사장 교체에 청와대가 개입한 내용을 담은 문건을 입수했고 이를 언론사에 제보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기재부에 4조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도 폭로했다.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이 모든 상황을 파악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지난 2일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 등으로 신 전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철오 기자, 사진=윤성호 이성문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