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겨워요” 유치원생 성탄절 발언 왜 화제됐을까

입력 2019-01-03 10:20 수정 2019-01-03 11:47
6살 유치원생이 크리스마스 때 교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투덜거린 영상이 페이스북을 강타했다. 이 당돌한 사내아이는 아빠와 목사님에게 혼이 났지만 인터넷에선 아이의 영상을 “최고의 크리스마스 연설!”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페이스북 캡처

3일 크리스천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 사는 6살짜리 나시르 퍼렐이 지난 크리스마스 때 교회에서 다른 성도들을 앞에 두고 투덜거리는 영상이 페이스북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8초짜리 영상에는 파란색 폴로 셔츠에 롤업 청바지를 입은 나시르가 마이크를 잡고 “이 교회 지겨워요(I’m tired of this church)”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나시르는 발언 직후 마이크를 사회자에게 넘긴 뒤 시무룩한 표정을 한 채 자리로 돌아간다. 꼬마아이의 예상치 못한 발언에 성도들은 모두 ‘오우!’라고 소리치며 놀라워한다. 한 여성은 “정말 아름다운 발언이네요”라고 외치기도 한다.

페이스북 캡처

영상은 페이스북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게시 1주일 만에 조회수 12만건, 좋아요 2000개, 공유 3000회를 기록했고 댓글도 1140여개가 달렸다.

네티즌들은 “교회에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으려니 지겨웠겠죠. 그걸 솔직하게 말하다니 귀엽네요” “무심하게 마이크 건네는 거, 짱 멋지네!” “어린이라서 교회에서 배우는 게 지루할 수 있겠죠” “아이가 교회를 깎아내리려고 한 건 아니겠죠. 그저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게 힘들어서 그랬을 거예요” “진짜 피곤해서 한 말이겠지만 요즘 일부 교회를 향한 말처럼 들려서 시원하네요” 등의 글을 올리며 호응했다.

페이스북 캡처

희망의집 애틀랜타 교회의 드웨이 스미스 목사는 영상을 보고 “지금까지 들어본 크리스마스 연설 중 최고네요. 연설 명예의 전당감입니다. 웃음을 참을 수 없어요”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유명 유튜버인 ‘케브온스테이지(KevOnStage)’는 “사실 위대한 발언을 아니지만 마음 속 말을 그대로 했기 때문에 용기 있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영상이 화제가 되자 나시르는 아빠 도미니크 퍼렐과 페이스북 인터뷰에 나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나시르는 “할머니랑 교회에 갔는데 할머니가 연습이 안 됐다며 저에게 앞에 나가 말하지 못하게 했어요. 화가 나서 앞에 나갔고 ‘이 교회 지겨워요’라고 말했어요”라고 말했다. 그 발언 이후 교회 목사는 나시르를 화장실로 데려가 ‘다신 그러지 마라’며 주의를 줬다고 한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