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살해 사건→SKY캐슬 논란’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 입장

입력 2019-01-02 17:52
JTBC 드라마 'SKY캐슬' 6화에 등장하는 장면. 극 중 의사 역할을 맡은 정준호가 자신을 흉기로 위협하는 환자에게 가스총을 겨누고 있다. SKY캐슬 캡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벌어진 이른바 ‘의사 살해 사건’과 맞물려 구설에 오른 JTBC 드라마 ‘SKY캐슬’에 대해 “방송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방심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SKY캐슬에 대한 민원이 다수 접수됐다”며 “담당 팀에서 관련 방송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스1에 말했다. 다만 “심의 여부나 일정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SKY캐슬에서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달 8일 방송된 6화에 등장한다. 의료사고 피해자가 의사 강준상(정준호 분)을 찾아와 칼로 위협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극 중 강준상은 피해자를 가스총으로 제압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당시에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던 이 장면은 지난달 31일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의 흉기에 찔려 사망하며 더욱 논란이 됐다. 임 교수는 조울증 환자 박모(30)씨와 상담하던 중 박씨가 휘두른 칼에 찔렸다. 임 교수는 위협을 감지하고 대피했으나 결국 박씨에게 붙잡혔다고 한다. 박씨는 현장에서 긴급 체포됐고, 임 교수는 약 2시간 뒤 사망했다.

이 사건이 화제가 된 뒤 SKY캐슬 홈페이지에는 제작진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 글이 수십개 등록됐다. 시청자들은 박씨가 방송을 모방해 범죄를 계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의협도 1일 입장문을 내고 “의사와 환자 사이의 갈등과 폭력을 흥미 위주로 각색하거나 희화화하는 방송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근 상류층의 자녀 교육을 주제로 한 드라마에서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칼을 들고 의사 뒤를 쫓는 장면이 우스꽝스럽게 묘사된 바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피의자가 이 방송을 보고 모방한 것이 아니더라도 시청자로 하여금 의료진에게 폭언·욕설을 하거나 진료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력을 써도 된다는 식의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