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칼에 사망한 임세원 서울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의 유족들이 정신 질환자들에 대한 편견을 지양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 교수의 친구인 백종우 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들어 달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언제든 도움받을 수 있는 사회 만들어 달라”는 두 가지 당부를 유족들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은) 이 두 가지가 고인의 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나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전했다.
실제 피의자 박모(30)씨가 임 교수의 진료를 받은 적 있는 조울증 환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SNS에는 “정신병 환자는 시설에 격리하는 게 맞다” “언제 무고한 목숨을 해칠지 모른다” 등의 우려와 비난이 쏟아졌다. 임 교수 유가족들이 정신 질환자에 대한 차별을 지양해 줄 것을 당부한 데에는 이 같은 배경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정신 질환자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우려를 표했다. 김정원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이날 정신의학신문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조울증 환우 커뮤니티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크게 분개하고 있다. 차가워진 대중의 시선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라며 “모든 정신 질환자가 위험한 것은 아니다”라고 당부했다.
앞서 임 교수는 31일 오후 5시44분쯤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환자 박씨와 진료 상담을 하던 중 흉기에 가슴 등을 찔려 사망했다. 임 교수는 흉기에 찔리기 직전까지도 동료 의료진들을 대피시켰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박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