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건장한 체격인 ‘의사 살해’ 피의자… 범행 동기 ‘침묵’

입력 2019-01-02 15:20 수정 2019-01-02 16:51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임세원 교수를 흉기로 살해한 피의자 박모씨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박모(30)씨가 2일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면서다. 박씨는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씨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검은색 모자,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고 뿔테 안경을 착용했다. 키가 큰 편에 건장한 체격이었다. 박씨는 “범행 동기가 무엇이냐” “흉기를 미리 준비했냐” “유가족에게 할 말 없냐”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섰다.

박씨는 앞서 오후 1시29분쯤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나왔을 때도 아무런 말 없이 호송차에 올라탔다. 박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동기에 대해서는 줄곧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일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44분쯤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정신과 진료 상담 중이던 담당의 임 교수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간호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임 교수는 곧장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약 2시간 뒤 끝내 세상을 떠났다.

조울증을 앓고 있는 박씨는 임 교수에게 진료를 받아왔다. 입원 치료를 받다가 퇴원했고, 수개월간 병원에 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예약도 없이 임 교수를 찾아온 박씨는 상담 도중 갑자기 진료실 출입문을 잠갔다. 위협을 느낀 임 교수는 급히 도망쳤지만, 박씨가 뒤쫓아와 범행을 저질렀다. 임 교수는 마지막 순간까지 간호사를 대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