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차량이 광장에 있는 시민에게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시민 5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과 독일 정부는 이번 사고를 외국인 혐오 범죄로 추정하고 있다.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DW)는 1일(현지시간) 새벽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NRW) 보트로프시에서 50대 독일인 남성이 은색 벤츠 차를 타고 시민을 향해 돌진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보트로프시 베를리너 광장(Berliner Platz)에서 새해맞이 폭죽놀이를 하기 위해 모여 있던 시민들 중 한 남성을 향해 돌진했다. 이 남성이 피하자 용의자는 계속 차를 몰아 길옆에 서 있는 보행자 무리를 덮쳤다. 이 사고로 어린이를 포함해 여성 4명 등이 부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보트로프에서 1차 범행을 한 후 인근 도시 에센으로 도주했다. 이어 이 지역 버스정류장에서 또 다시 시민에게 돌진하는 2차 범행을 시도했다. 시민 1명이 추가로 경상을 당했다.
언론과 보트로프시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을 ‘외국인 혐오 범죄’로 보고 있다. 보트로프는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도시다. 두 차례 범행으로 부상을 입은 피해자 중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에센에서 현장 체포할 당시 용의자가 “‘외국인을 죽여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평소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어 약물치료를 받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정부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헤르베르트 로일 NRW주 내무장관은 “용의자는 고의로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돌진했다”며 “(용의자는) 외국인을 죽이려는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 이 사건은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외신들도 이 사건을 외국인 혐오 범죄로 규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독일 내 자국민과 외국인 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고, 월스트리스저널(WSJ)은 “독일 내 외국인에 대한 반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독일 라이프치히대가 독일인의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을 조사한 결과 24.1%가 외국인 혐오증을 보였다. 이는 2016년 20.4%에 비해 상승한 수치다.
또 지난해 8월 독일인이 시리아인과 이라크인으로 추정되는 범인들에게 공격을 당했다는 소문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자 수천 명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극단주의자들은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향해 폭력을 행사해 문제가 됐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