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 “전두환은 민주주의 아버지…김정은 환영하면서 왜 박해하나”

입력 2019-01-02 13:44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79)씨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79)씨가 남편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치켜세워 논란이다.

이씨는 1일 뉴스타운과의 인터뷰에서 “전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단임제를 시행하지 않았나”라며 “이 때문에 지금 대통령은 5년만 되면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한다. 그래서 남편이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을 향한 세간의 비판적 시선에 대해서는 “남침해서 우리 국민을 학살한 (김일성의 손자) 김정은도 서울에서 환영한다고 난리인데, 40년 전 일을 갖고 아직까지도 그렇게 박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향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고령과 건강 등을 이유로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광주고등법원에 재판관할 이전 신청을 냈으나,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다. 회고록 역시 출판 및 배포금지 처분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이씨는 전 전 대통령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편이 치매를 앓고 있어 재판에 정상적으로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금 전의 일도 기억 못하는 사람한테 광주에서 80년대 일어난 얘기를 증언해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재판관한테 편지(불출석 사유서)도 썼는데 재판장도 모종의 압력을 받고 있으니 상황이 이렇게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사법사상 전직 대통령이 서울 외 지방검찰청이나 지방법원에서 수사를 받은 전례는 찾기 힘들다고 한다. 광주는 치외법권적인 존재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전 전 대통령 회고록의 출판금지 처분에 대해선 “민주화 정신의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80년을 넘게 살았지만, 전제국가가 아닌 나라에서 전직 대통령 회고록이 출판금지 당하고 형사소추를 당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사람들이 우리 쪽 얘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마저 완전히 차단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화를 표방하는 5·18 단체들은 자신들과 다른 입장, 다른 생각을 용납하지 못하겠다고 주장하는 한 스스로 민주화의 정신을 훼손하게 된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씨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해괴망측한 망언이 여과 없이 보도돼 유감스럽다”며 “전 전 대통령 만행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설 위원은 이어 “5.18 민주화운동으로 무고한 목숨이 얼마나 많이 죽었고, 수십 년 동안 고통을 안고 사는 가족들이 있다”며 “(사건의) 당사자가 민주주의를 운운하며 실성에 가까운 말을 내뱉은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