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현금다발을 주워 파출소에 가져다준 부산 초등학생에게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연말이던 비슷한 시기 부산의 중학생 3명이 300만원에 달하는 돈뭉치를 주워 주인을 찾아준 사연과 비슷했다. 비슷한 시기에 잇따라 일어난 부산 학생의 순수한 선행은 각박해진 연말연시 훈훈함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부산 사하구 장림초등학교 4학년생인 유창복군은 지난달 28일 오후 1시30분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현금 300만원이 든 가방을 발견했다. 학교 인근 가게에 놓여있던 천 가방에는 현금 300만원과 통장이 들어있었다. 가방에 큰돈이 담겨있던 것을 확인한 유군은 곧장 파출소로 향했다. 유군은 “길에서 돈을 주웠다. 주인을 꼭 찾아달라”며 경찰에게 가방을 전했다.
경찰이 제공한 사진 속 유군은 앳된 소년이었다. 까까머리를 한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은 한 사람의 일상을 되돌려 놓았다. 가방의 주인은 화장품 업체 직원인 50대 남성이었다. 그는 거래처에 수금한 돈을 회사에 입금하기 위해 은행으로 가던 중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경찰에 얘기했다.
가방 주인은 31일 파출소에서 유군과 유군 어머니를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를 지켜본 경찰 관계자는 “한 아이의 따뜻한 마음이 주변 사람 마음마저 훈훈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비슷한 일은 부산경찰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달 24일 알려졌다. 부산 경찰은 전날 중학생 3명이 동부 자성대 파출소에 280만원이 든 지갑을 가져와 주인을 찾아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지갑에는 5만원짜리 56장이 들어있었다. 부산중학교 1학년생인 김준우군, 부산서중학교 1학년생인 김양현, 전민서군은 “지갑을 주웠는데 지갑 안에 돈이 너무 많았다”면서 양심을 속이고 싶지 않아 지갑 속의 돈을 보자마자 곧바로 파출소로 달려왔다고 한다.
지갑의 주인은 동네 주민으로 재개발 이주비로 받은 전 재산을 지갑에 넣고 다녔다가 잃어버린 것이었다. 부산경찰은 “하마터면 노숙자 생활을 할 뻔했으나 학생들 덕분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면서 “지갑 주인은 고마운 마음에 학생들에게 사례하려 했지만 학생들은 수줍게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 말하며 ‘따뜻한 겨울 보내셔요’ 꾸벅 인사하고는 파출소를 떠났다”고 전했다. 중학생 3명은 26일 동부경찰서장 명의의 감사장을 받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