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어른’으로 불리던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마지막까지 미국과 동맹국들의 협력과 연대를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퇴임일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방부 직원들에게 보낸 고별편지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신념을 지키고 동맹국들과 관계를 굳건히 하라”고 당부했다.
매티스 장관은 편지에서 링컨 전 대통령이 남북전쟁 당시인 1865년 2월 1일 율리시스 S 그랜트 장군에게 보낸 “어떤 일이 벌어져도 당신의 군사행동이나 계획이 바뀌거나 방해받거나 늦춰지지 않게 하라”는 내용의 전보로 운을 띄웠다. 이 전보는 링컨 전 대통령이 노예제 폐지를 위한 수정헌법 개정 결의안에 서명한 날에도 전투태세가 흔들리면 안 된다고 그랜트 장군에게 당부하기 위한 것이었다.
매티스 장관은 그러면서 “여러분 각자가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맹세한 임무에서 흐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국방부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최선을 다했다. 국가에 대한 신념을 지키고 적들에 맞서 동맹국들과 굳건한 태세를 유지하라(hold fast)”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당신들 옆에서 일할 수 있었던 건 큰 영광이었다. 하늘과 땅, 지상과 해상에 신의 가호가 있길 바란다”고 편지를 끝맺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사임 서한에서 “동맹국을 존중하면서 (세계평화에) 해로운 세력과 전략적 경쟁국에 대해선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는 내 견해는 수십년 간 유지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안보와 번영 등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에 가장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국제 질서를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우리는 동맹국과의 연대를 통해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편지에서도 매티스 장관은 시리아 철군 등 동맹국과의 연대를 해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 속에서 국방부는 동맹 관계를 굳건히 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매티스 장관은 셧다운 사태를 포함한 워싱턴 DC의 혼돈을 신경 쓰지 말라는 의미로 링컨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방침에 반대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퇴임 의사를 밝혔었다. 원래 그는 오는 2월 말 물러날 예정이었으나, 매티스 장관의 사임 서한과 잇따른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일을 두 달 앞당겼다. 1일부터는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부장관이 장관 대행을 맡는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