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교수 “꿈이 확실했던 안창호, 황순원, 윤동주처럼 살자”

입력 2019-01-01 17:00

올해로 100세가 된 노년의 교수가 100년의 인생 교훈을 젊은이들에게 전한다면 어떤 말이 될까. 그는 살면서 다양한 인연으로 만났던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과 소설가 황순원, 시인 윤동주의 공통점은 바로 꿈이 확실했다는 점이라며 젊은이들에게 미래의 자신을 위해 꿈을 꾸라고 조언했다.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년들에게 “내가 나중에 50세쯤 됐을 때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하는 꿈, 그런 목표를 세워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시 ‘별 헤는 밤’ 등을 쓴 윤동주 시인과 같은 반에서 공부했고 소설 ‘소나기’를 쓴 황순원 작가는 자신의 선배였다면서 “그들은 중고생 때부터 ‘나중에 시인이 되겠다’거나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이 아주 확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서 배우고 싶었던 건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사회에서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하는 확실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나라의 독립을 향한 열망과 애국심으로 가득 찬 안창호 선생의 마지막 강연에서 얻은 교훈이 오늘의 자신을 이끌어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돈을 사랑하기보다는 일을 사랑하는 삶을 살고 그 일의 목적이 출세나 명예가 아닌 주변 사람들이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행복해졌다거나 좀 더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됐다고 말할 수 있는 게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 시대의 혐오나 폭력의 원인에 대해서는 “자신에게서 먼저 찾아야한다”면서 “우리가 이기적인 욕망을 위해서 살게 되면 미래가 불행해지고, 서로가 협력하고 사랑을 주는 삶을 이끌어간다면 행복이 우리를 기다려줄 것이다. 사회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망각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사회에 어느 정도의 갈등은 필요하다”면서 “문제는 그 갈등을 해결하는 것인데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다. 잘못된 사회는 투쟁을 한다. 지금 우리 정치가 그 길을 택해 투쟁이 투쟁을 낳고 더 큰 집단 이기주의가 돼서 불행을 만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렵지만 우리들 자신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정치인들에게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부부도 옳고 그른 것만 따지게 되면 이혼하게 된다”면서 “국민을 위해 자신의 주장을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교수의 마지막 말은 사랑과 행복이었다. 그는 “사랑이 있는 곳에 행복이 머문다”면서 “그 생각을 한 해 동안 우리 모두가 나눠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