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블랙리스트 피해자’ 녹취록 공개했다가 머쓱해진 이만희 의원

입력 2019-01-01 06:12 수정 2019-01-02 15:00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피해자’라며 당사자의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그러나 피해자라고 주장한 인물은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23번을 받은 인물로 3년 임기를 모두 채운 뒤 공공기관에서 퇴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 때문에 퇴사했다고 주장한 김정주 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기술본부 본부장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김 전 본부장은 “환경 분야에서 20년 이상 종사한 전문가로 이번에 보도된 블랙리스트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환경부와 기술원, 노조, 환노위 여당 의원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 모독, 폭행 등으로 정든 직장을 떠나야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르면 사퇴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김 전 본부장은 “그때 충격으로 지금도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다”고 토로했다.



녹취록을 청취한 이 의원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환경부가 알아서 한 거냐”며 “지시한 바 없다니, 수석이 답변하라”고 추궁했다. 이에 조 수석은 “반복해 답변 드렸다. 문서 작성 지시도, 보고 받은 바도 없다. 몇 번에 걸쳐 재차 말한다”고 반박했다.

조 수석의 답변에 이 의원은 목소리를 더 높였다. “내로남불의 DNA가 뼛속까지 들어있는 정권”이라고 한 이 의원은 “대답이 거짓과 위선이 판친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공공기관장들 감사에 대해 사표 받고 종용한 게 만약 있다면 책임져야 한다”고 공격했다. 이에 조 수석은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얼마 후 이 의원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잇따른 반박으로 머쓱해졌다. 김 의원은 “김정주가 누군지 아냐”고 반문하며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비례대표 23번이다. 이 정도 가지고 폭로라고 하면 안 된다”고 반격했다.

김 의원은 또 “김정주는 낙하산 인사다”라며 “낙하산 인사로 있다가 쫓겨났다고 저렇게 폭로한 거다”라고 지적했다. 임 실장도 “김 전 본부장은 3년 임기를 다 마쳤다”면서 “퇴임사까지 마치고 퇴임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건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도 “김 전 본부장은 2014년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임기 3년을 꽉 채웠다”며 “상임본부장을 하면서 도중에 2016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내가 환경노동위원회에 있었는데 김 전 본부장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할 말이 많다”며 “이쯤에서 그만두자”고 했다.

실제로 김 전 본부장은 2008년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환경분과위원장,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경선 후보 중랑구 단장을 지냈다. 2012년엔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환경분과 위원장을 맡았고 2014년 8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기술본부 본부장 자리에 올라 2017년 8월까지 본부장직을 수행했다. 2016년 3월엔 새누리당이 공개한 비례대표 순서 23번에 이름을 올렸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