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농구영신, 올 시즌 최다관중 동원하며 성황리 마쳐

입력 2019-01-01 01:33 수정 2019-01-01 01:48
사진=KBL 제공

2019년 1월 1일을 5분 남기고 코트 위에 종과 농구공을 형상화한 ‘농구종’이 내려왔다. 팬들의 소원이 담긴 영상이 재생된 직후 새해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2019년이 되자 한국농구(KBL) 관계자들이 세 번에 걸쳐 종을 울렸다. 관중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창원실내체육관은 올 시즌 최다 관중 7511명의 환호로 후끈 달아올랐다.

창원 LG와 부산 KT는 지난달 3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2018-2019 KBL 정규시즌 경기를 치렀다. 평일 오후 7시30분에 치르는 평소 경기시간과 달리 이날 경기는 ‘농구영신’이라는 이름으로 오후 11시에 열렸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의미의 송구영신과 농구를 결합한 단어다.

창원중앙역 입구 벽에는 농구영신 경기를 알리는 ‘황금돼지의 해 LG와 함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올 시즌 연고지팀인 LG의 선전과 올스타전 개최를 통해 다시 한 번 ‘농구도시’의 명성을 드높이려는 창원의 농구 열기가 느껴졌다. 이미 경기 개시 3시간 전부터 수백명의 관중이 현장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섰다. 현장판매 25분 만에 잔여 좌석표 490장이 매진돼 입석 판매로 전환됐다. 경기 시작 시점에는 관중석을 가득 매운 인파로 물샐 틈이 없을 정도였다.
사진=KBL 제공

농구영신은 2016년부터 시작돼 이번이 3회째다. 1회 농구영신 경기는 2016년 12월 31일 오후 10시 고양실내체육관에서 고양 오리온과 서울 SK의 경기로 열렸다. 당시 고양체육관에는 6083명의 관중이 모여 당 시즌 평균관중 3083명의 2배에 가까운 관중몰이에 성공했다. 흥행에 성공한 KBL은 다음 시즌인 2017-2018시즌에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SK와 고양을 다시 맞붙게 했는데 당 시즌 평균 관중(2902명)의 두 배를 넘는 5865명의 관중이 모여 새해를 함께했다.

오후 10시에 시작돼 경기 종료 후 새해를 맞은 그동안의 농구영신과는 달리 올 시즌에 열린 농구영신 3회 경기는 1시간 미뤄졌다. KBL 관계자는 “농구 경기 중 한해 마무리와 새해의 시작을 모두 맞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경기 시작 시간이 3시간 이상 늦춰진 만큼 감독들은 경기력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했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을 보고 흐뭇해했다. 서동철 KT 감독은 “11시 경기는 처음인데 적응 훈련은 사정상 하지 못했다”면서도 “오늘 열기를 보니 이런 이벤트는 역시 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주업 LG 감독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선수 입장에서는 이렇게 관중이 가득찬 건 정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KT가 유일한 외국인 선수로서 분전한 마커스 랜드리(20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79대 70으로 LG에 승리했다.

창원=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