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주전 멤버로 활약한 선수를 모두 붙잡는 데 성공한 그리핀이 2018 KeSPA컵에서 완전무결한 경기를 선보였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유지’이자 ‘성장’이다.
그리핀은 31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광개토관에서 진행된 2018 KeSPA컵 결승전에서 젠지를 3대 0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었다.
그리핀의 KeSPA컵은 완벽했다. 그리핀은 이번 대회 2라운드부터 경기를 치렀다. 첫 상대는 ‘기인’ 김기인과 ‘유칼’ 손우현이 버티고 있는 아프리카 프릭스다. 1세트에서 치고받는 접전이 이어지며 대회 최고의 명경기가 나왔다. 손이 풀린 그리핀은 2세트에서 깔끔하게 승리를 따냈다. 이어진 담원 게이밍과의 준결승에서 그리핀은 ‘타잔’ 이승용에 무게를 실은 전략으로 3대 0 완승을 따냈다. 그리고 결승전에선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선발전 아픔이 있는 젠지를 상대로 설욕에 성공하며 8승 0패, 무실세트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핀의 최대 강점은 어느 라인 하나 빠지는 곳 없는 완벽한 조직력에 있다. 상호 보완적인 선수 간 시너지가 팀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밀리는 라인이 없는데, 매 경기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는 선수가 꼭 나온다. 밴픽에서부터 계획된 체계적인 설계의 결과물이다. 대규모 교전에서의 집중력 또한 발군이다. 유리할 때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불리할 때는 교전을 통해 경기를 뒤집는다. 이 같은 플레이 양식을 바탕에 둔 그리핀의 최근 퍼포먼스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2018 KeSPA컵은 ‘미리보는 LCK’로 주목받았다. 이번 대회 클라이언트는 대격변 패치 이후인 8.24b 버전이다. 자잘한 수정은 있겠지만 큰 골격은 다음 LCK까지 이어진다. 즉 그리핀은 바뀐 메타를 가장 잘 흡수한 ‘공인 팀’인 셈이다.
일각에선 그리핀이 넘어야 할 가장 높은 산으로 ‘소포모어 징크스(2년차 징크스)’를 말한다. 지난해 챌린저스(2부 리그) 무패 우승과 챔피언스 코리아(1부 리그) 준우승 등으로 만개한 시즌을 보낸 그리핀이기에 2년차를 맞이하는 올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직 뚜껑을 열진 않았지만, 그리핀의 전망은 밝다. 그리핀은 최근 스틸에잇(구 콩두몬스터)에 인수되며 연습 환경뿐 아니라 처우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약적인 연봉 상승은 선수들에게 충분한 자극이자 동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오랜 시간 함께한 선수 간 신뢰는 훌륭한 시너지다.
지난해 ‘돌풍’이었다면 이제는 ‘강력한 우승후보’다. 물론 본무대인 LCK는 더욱 험난하다. 스토브리그에서 대대적인 리빌딩을 감행한 팀들이 남은 비시즌에 한창 폼을 끌어올리고 있다. 팬들이 거는 기대에 그리핀이 얼마큼 부응하는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은 올해 LCK를 보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